코스피가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힘없이 1870선까지 밀려났다. 기관의 매도 규모는 올해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3.10포인트(1.74%) 떨어진 1874.03으로 마감했다.

미국 제조업지표 부진에 골드만삭스의 부정적인 전망까지 겹치면서 미국발 악재가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4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지수는 49.6으로, 7월의 49.8에 비해 떨어졌다. 이는 시장 예상치 50.0에 못미치는 것으로 3년여만의 최저치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회의 결과 등이 실망감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며 열흘 내 미국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에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주가 시장을 받쳐줬는데 애플과의 소송 이후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감소했고, 자동차주도 판매 부진에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기 턴어라운드가 늦어지면서 산업재나 소재주 등 중국관련주도 부진하는 등 전반적으로 모멘텀이 없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날 기관은 4869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 1월 이후 최대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국가지자체가 2175억원, 금융투자가 1302억원 등으로 전 기관에서 고르게 매도세가 나왔다. 외국인은 596억원 매도우위였고, 개인은 매물을 모두 받아내며 5504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매물의 상당 부분은 프로그램으로 추정된다. 프로그램에서 4979억원 자금이 빠져나갔다. 차익거래가 267억원, 비차익거래가 2306억원 순매도였다.

8월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현대차기아차가 각각 3.81%, 2.58% 급락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가 2.38% 떨어졌고, 포스코, 현대모비스, LG화학, 현대중공업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코스피시장에서 243개 종목이 상승했고, 581개 종목은 하락했다. 거래량은 6억1500만주, 거래대금은 4조6200억원이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장중 하락반전해 이틀째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2.02포인트(0.40%) 내린 505.39로 마쳤다.

기관이 30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59억원, 37억원 매수우위였다.

애플의 아이폰5 출시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애플 부품 관련주들이 강세였다. 인터플렉스가 3.83%, 블루콤은 4.19% 상승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 싸이의 미국 진출 소식에 2.89% 올랐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약세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0원(0.26%) 오른 1136.00원으로 마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