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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리치의 투자비밀②]도곡동 부자는 지금 'OOO' 사려고 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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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암흑기, 대한민국 고액자산가들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글로벌 경기불황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에 머문지 오래고, 부동산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경제 저성장 기조도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고액자산가들은 그동안 자신만의 재테크 경험과 노하우를 앞세워 거센 풍파를 헤쳐나가고 있다. <한경닷컴>은 자산 20~30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10명을 심층 인터뷰해 빈사 증시 생존전략의 속살을 들여다 봤다.

    증시 침체기에 한국의 슈퍼리치들은 자신들의 자산을 어떻게 지켜냈고 어떤 금융상품에 주목했는지, 그 투자비법을 10회에 걸쳐 공개한다. <편집자 주>
    [슈퍼리치의 투자비밀②]도곡동 부자는 지금 'OOO' 사려고 줄선다
    "부동산으로 이제 돈 못 벌어요. '부촌'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다른 주상복합아파트와 확실히 구분되는 이유는 바로 진짜 '슈퍼리치'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사는 곳은 여기뿐이라는 것이죠. 집값이 떨어져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곳인데 이 집값이 10억원씩 떨어지고, 반토막이 난다면 분명히 집을 살 때가 아니라는 얘기죠."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올려다 보이는 곳. 군인공제회관 2층에 입주해 있는 삼성증권 도곡지점의 백혜진 PB팀장(43·사진)은 "이제 부동산 시대는 끝났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현재 도곡동 부자들은 저성장 시기에도 이득을 보기 위해 역발상으로 성장 자산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팀장은 올해 첫 삼성증권의 마스터PB로 선정된 인물이다. 마스터PB의 선정 기준은 관리자산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 1억원 이상 우수고객 80명 보유 등이다. 올들어 백 팀장이 관리 중인 자산은 약 2500억원에 이른다. 특히 그는 삼성그룹 전 임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PB로, MGM(Members get members;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장기 국채 수요 급증…"금리하락 시 몇 배 수익 가능해"

    백 팀장은 "부촌(富村)의 최대 화두는 현재 '글로벌 저성장'"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국고채와 물가채 등 10년~30년 짜리 장기채권이 그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결론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가치도 떨어져 주가도 오르지 못하고 있는데 부동산 수요까지 사라지고 있는 시기이죠. 사실상 금리가 떨어질 수 있는 주변 환경이 거의 다 만들어 진 셈입니다. 그래서 만기 10년 물가연동채와 20년 짜리 국채 등 잔존기간이 긴 장기 채권의 인기가 부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높아졌어요."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 시 잔존기간(만기까지 기간)이 긴 국채 일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 관계여서다. 따라서 장기 국채를 한 번 이상 거래해 본 부자들은 10년 만기 국채와 물가채보다 20년 만기 국채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 채권의 수익은 의외로 커요. 20년 만기 국채의 경우 1년 이후 금리가 0.3% 정도만 떨어져도 채권매매 수익률은 거의 두 배에 가까워요. 30년 짜리 국채의 경우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죠. 금리하락 시 잔존기간에 대한 할인율이 적용돼 그 만큼 장기채의 가치가 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미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20년물 국고채를 산 부자들은 최근 연수익 20% 정도 차익실현을 했다고 백 팀장은 귀띔했다. 경기불황과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큰 이득이다. 그는 "그 동안 2~3% 가량 매매차익을 노린 채권 매매는 많았지만, 이번의 경우 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익이 '다이나믹'하게 커진 경우"라고 덧붙였다.

    ◆최초 발행 30년 국채 줄서서 기다려…올해까지 비과세 즉시연금도 인기

    오는 11일 국내에서 최초로 발행될 예정인 초장기 국채의 대기 수요가 줄을 잇고 있는데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선(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30년 만기 국채는 슈퍼리치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보험사,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대기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국가신용등급 A등급 국가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편인 데다가 외국인들은 원·달러 환율(달러당 1030원 수준 가정)로도 차익을 노릴 수 있는 구간입니다. 게다가 연초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탓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실패하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도 확 줄어든 상황이죠. 금리하락을 노린 국채 매매 시 반드시 긍정적인 분위기란 얘기죠."

    또 아직까지 채권은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다. 일반적으로 슈퍼리치들은 비과세 상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많은 돈을 투자한다. 비과세 상품은 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뿐 아니라 보험상품인 즉시연금, 저축성보험 등에 부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최근에 슈퍼리치들의 수요가 부쩍 늘어난 투자 자산은 국채와 즉시연금이에요. 특히 즉시연금은 내년부터 과세로 포함돼 특히 올해 가입이 많아요."

    10년 이상의 장기 채권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유기간에 관계없이 분리 과세로 적용하고 있다.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분리과세(33%)는 일반과세(15.4%)의 두 배 정도 되지만, 이렇게 되면 종합과세로 최고 세율(41.8%) 적용에서 벗어날 수 있어 다소 이득이라는 게 백 팀장의 말이다.

    ◆'비과세' 유전·리츠·선박펀드도 주요 포트폴리오…주식은 삼성·현대차 그룹株

    슈퍼리치의 평균 자산 포트폴리오는 의외로 간단했다. 주식비중이 40~50% 범위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장기채와 대체 펀드가 차지하고 있었다. 대체펀드란 유전, 부동산, 선박 등에 투자하는 실물펀드를 말한다.

    "부자들의 주식비중은 개인 선호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약세장이 지속될 경우에도 40% 정도가 유지되는 편입니다. 만약 당초 예상보다 주가조정이 깊어질 경우 주식비중을 다시 50% 가까이 늘려나가는 식이죠. 이외에 유전, 리츠, 선박 펀드 역시 주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비과세이기 때문이에요."

    예전보다 로스컷(손절매) 시도가 많아진 것도 최근의 변화라는 설명이다. 주식비중이 많은 슈퍼리치의 경우 포트폴리오에서 그 비중이 80%에 육박하기도 하지만 증시 내 공포감이 형성되면서 급락하는 시기에는 손절한 뒤 적립식 펀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슈퍼리치들은 주가하락에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요. 반등을 기다렸다가 그 때가 오면 오히려 주식비중을 줄여놓는 기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슈퍼리치들은 삼성그룹주와 현대차그룹주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해놓고 있습니다."

    오는 11월까지 글로벌 정책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은 큰 폭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백 팀장은 내다봤다. 경기회복과 증시회복은 다소 구분되는데 증시회복은 양적완화 등 유동성 공급만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반등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슈퍼리치들은 여전히 일정부분 주식비중을 확보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슈퍼리치들의 잇단 투자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이렇게 강남 부자들이 경기불황에도 동요하지 않고 한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꾸준히 자산을 불려나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결로 빠른 의사결정, 정보 활용 능력, 선택과 집중 등이 꼽히고 있다.

    "저의 고객들 중 가장 많은 돈을 맡긴 고객의 자산규모는 약 270억원이에요. 이 고객의 특징은 자기 고집이 없다는 것입니다. PB의 정보와 제안을 받은 뒤 아주 빠른 시일 안에 투자 여부를 결정해 실행에 옮깁니다. 또 취사선택이 분명해 우선순위를 정해 놓고 투자에 집중한다는 게 남들과 가장 구별되는 모습이에요."

    요즘들어 전통적인 '부동산 부자'보다 몇 십 억원대 연봉과 스톡옵션(stock option) 등으로 돈을 모은 '신흥 부자'가 더 많아지고 있는데 이들 역시 우유부단하지 않은 모습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백 팀장은 전했다.

    "신흥 부자들은 자신감이 있어요. 결코 우유부단하지 않죠. 한 기업의 임원이라면 하루에도 몇 차례 이상 중대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니까요. 무엇보다 이미 알고 있는 금융 정보와 지식이라도 끝까지 들어주는 '귀'를 지녔어요. 남들보다 더 많은 정보가 흘러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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