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株) 강세 현상이 9월 옵션만기일 전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4일 오전 10시36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0.50포인트(0.03%) 떨어진 1912.21을 기록 중이다. 반면 코스닥은 1.49포인트(0.29%) 오른 513.94로 6일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8월 중순 이후 중소형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애플과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코스닥과 코스피 중소형주들은 대형주를 앞서가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의 핵심은 삼성전자나 산업재, 소재주도 아닌 중소형주로의 거래 쏠림 현상"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14일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지수는 2.26% 떨어진 데 비해 코스닥지수는 6.59% 상승했다. 코스피 중에서도 대형주지수는 -3.00%로 낙폭이 컸지만,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49%, 3.54% 상승하며 선방했다.

이 같은 강세는 기관과 외국인이 '사자'를 이어가며 수급에서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027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92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소형주의 강세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이나 중소형주가 선방하고 있는 것은 프로그램 매물압력으로 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과 올해 상반기의 이익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지표에 체감하는 정도가 내수둔화보다는 수출둔화가 더 뚜렷했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오는 6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를 앞두고 유로존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리스크가 커진 것도 중소형주 선호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유로존의 대형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코스피 부진과 코스닥 호조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면서 단기적인 대응에 주력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코스피 시장 외국인들의 경우 단기 리스크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코스닥에서는 오히려 이벤트를 앞두고 코스피에 대한 매수세 강도가 약해지는 구간에서는 매수세를 강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류용석 애널리스트는 "소형주 및 코스닥시장 중심의 종목별 약진 현상은 잠재적인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 및 선물옵션만기라는 수급적 특수성으로 인해 좀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코스닥이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기적으로도 강세를 나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용현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의 펀더멘탈 여건이 대형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동시만기일 이전까지는 프로그램 매매로부터 자유롭다는 수급측면에서의 대안으로 중소형주에 관심 가질 만하지만 이후에는 대형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