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3일 오후 1시54분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가 한라공조 지분 인수 검토 사실을 공시하고도 증권신고서에 관련 위험을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만도는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한라공조 지분 인수 검토’와 관련된 위험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증권신고서는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주요 위험을 상세히 기재하도록 돼 있다.

만도의 한라공조 지분 인수 가능성은 향후 회사 재무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핵심 위험 요소다. 현재 인수를 검토 중인 비스티온 보유 한라공조 지분 69.9%의 가치가 최근 시가로 1조8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만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439억원의 4배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도 회사채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관련 위험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승구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막대한 인수자금 소요로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인수 시 신용등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한라공조 인수 검토 사실을 공식화해놓고 이를 투자 위험 요소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만도는 증권신고서 제출 전인 지난달 30일 “자문사를 선정해 비스티온이 보유하고 있는 한라공조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만도 IR(홍보) 담당자는 “한라공조 지분 인수와 무관한 시설투자 목적 자금 조달이기 때문에 별도로 한라공조 관련 내용은 기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도는 5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12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편 만도는 이날 자회사인 만도차이나홀딩스를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도차이나홀딩스는 중국 자회사 지분 소유를 목적으로 지난달 설립한 국내 법인이다. 만도는 보유 중인 1조1000억원 규모 8개 자회사 지분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만도차이나홀딩스에 넘기는 대신 신주 6억8000만주를 배정받을 예정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