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법 테러'에 멈췄던 코오롱 섬유공장 재가동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코오롱의 아라미드 섬유(헤라크론·사진)에 대해 내려진 생산·판매 금지명령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코오롱은 집행정지 심리가 끝날 때까지 생산 및 판매를 할 수 있게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일 “미국 1심 법원의 헤라크론 제품 생산·판매 금지명령에 대해 제출한 ‘잠정적 집행정지를 요청하는 긴급신청’을 미국 제4순회 항소법원이 받아들였다”며 “이에 따라 경북 구미의 헤라크론 생산라인이 가동 중단 하루 만인 1일 아침부터 다시 생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아라미드 섬유는 강철보다 강도가 높고 열에 강해 ‘슈퍼 섬유’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지난달 31일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이 헤라크론에 대해 20년간 전 세계 생산·판매 금지를 명령한 후 코오롱은 즉각 집행정지 긴급신청(가처분신청)을 제기했지만 금지명령을 내린 로버트 페인 판사는 심리를 미뤘다. 이에 코오롱은 바로 항소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코오롱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미 항소법원은 앞으로 2~4주간 집행정지의 본안 심리를 진행한다. 이 기간 중 코오롱은 헤라크론의 생산과 판매를 할 수 있다. 항소법원이 코오롱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제품을 생산·판매할 수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항소심 최종 판결 이전에 코오롱 아라미드의 생산·판매를 즉시 금지하라는 1심 법원 명령의 불합리성에 대해 항소 법원이 심리할 수 있게 됐다”며 “미 연방 항소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1조원대의 손해배상과 생산·판매 금지를 명령한 1심 판결에 대해 바로 항소할 예정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항소심에서 1심 결과를 바로잡을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코오롱 아라미드 섬유에 대한 미 법원의 전 세계 생산·판매 금지 명령은 법률적으로나 사실관계 측면에서도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