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급감 등으로 증시 빙하기를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서 기존 고객 이탈방지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잇단 이벤트 실시로 단기 실적 개선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증시 반등 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연락처를 새로 등록하거나 수정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156명에게 3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증권사는 기존 VIP고객에게만 제공하던 고급 트레이딩 정보인 '마이더스툴'을 사실상 전 고객에게 오픈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 거래량이 급감하고 고객 이탈이 늘어나면서 증권사에 계속 남아있는 고객이나, 새롭게 거래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혜택을 크게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퇴시장 중심의 신규 고객유치도 중요하지만, 최근들어 기존 거래 고객의 만족도 향상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다"며 "모바일 채널도 기존 거래 고객에 부가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절세테마 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게 11월 말까지 최고 1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고, 미래에셋증권은 연말까지 IRP(개인형퇴직연금) 가입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상품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매수 고객에게 9월 한 달 동안 일정 규모 이상 매수한 고객에게 환헤지 기능이 있는 ETF를 지급 중이며, 한국투자증권도 9월말까지 신규 고객에게 3개월 간 온라인매매수수료 지원하고 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증권은 더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신규 고객뿐 아니라 휴면 고객들을 상대로 연말까지 ‘Smart able’을 통해 주식매매 시 온라인매매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기존 사용고객 중 추첨을 통해 매매금액별로 백화점상품권(최대 100만원)과 음료기프티콘을 증정한다.

현대증권은 또 ‘갤럭시S3, 갤럭시Note’ 최신 스마트폰 단말기 할부금 및 통신비를 지원하는 '펀드플러스 Smart able' 이벤트도 오는 12월 28일까지 실시한다. 펀드 ELS WRAP 등 간접자산 순증금액과 주식약정금액을 합산해 할부금과 통신비를 최대 40만원까지 제공한다.

갤럭시 노트 10.1을 지원하는 이벤트는 하나대투증권 역시 진행 중이다. 태블릿 전용 증권거래앱 ‘SmartHana Tab’ 출시 기념 이벤트다. 거래 실적에 따라 매월 할부금 1만원과 통신비 2만원을 추가로 지원될 예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하나대투증권은 증권계좌를 신규로 개설한 고객에게 계좌 개설일로부터 1년 동안 모바일 증권 매매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문화 행사 이벤트도 있다. 신영증권은 오는 13일 부천지점에서 고객들을 초청해 도슨트의 작품해설을 곁들인 '지점에서 만나는 루브르 박물관전' 행사를 진행한다.

신영증권은 2006년 루브르 박물관전을 시작으로, 2007년 오르세 미술관전, 2008년 퐁피두 미술관전 등 매년 박물관전 및 미술전시를 후원해 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하루 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최저 수준인 3~4조원대 머물러 있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자 증권업계는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