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만 바라보고 있는 지루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유로존 회의로 눈을 돌리고 있다.

31일 오전 10시44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62포인트(0.08%) 하락한 1904.71을 기록중이다. 주요 수급주체들이 특별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 가운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예정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 의장의 연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잭슨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는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당초 이 자리에서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발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으나, 최근 미국의 호전된 경기상황 등을 볼 때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정책 기대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9월부터는 유로존 이슈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메인 이벤트는 유럽'이라며 이번에는 유럽 정책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6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재정위기국 국채 매입이 결정될지가 가장 큰 관심 사항이다.

임동락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버냉키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낙담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기대의 시선도 연준보다는 ECB에 집중돼 있�"고 강조했다.

7월 말부터 강하게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국채 매입 발언 이후라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이 유럽쪽 이벤트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ECB 금정위를 통해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의 시행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금리상한선 설정을 통한 무제한 채권매입보다는 금리범위 목표제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만약 이러한 방안이 채택될 경우 위험자산 정상화 국면의 중요한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9월 정책 이벤트 중에서도 ECB에 대한 정책이 메인 이벤트라는 점에서, ECB의 정책 제시에 대한 기대는 FRB 정책 기대 약화에 따른 지수 조정을 제한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제공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지난 2009년 이후 미국, 유럽 등의 통화정책은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한 상태"라며 "따라서 정책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선반영 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9월 증시는 ECB 등의 정책을 확인한 이후 집행과정에 따른 반응까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며, 추가 유동성이 공급되면 코스피 수준이 한단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