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지난 25일부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돌입했지만 각 후보들의 지지율은 오히려 정체 또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선이라는 대형 이벤트로 후보 및 정당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장담해 왔던 당 지도부의 기대와 동떨어진 결과다. 이는 경선 초반부터 예상과 달리 문재인 후보가 과반의 득표율로 일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는 데다 모바일 선거의 공정성 시비로 경선 자체가 ‘진흙탕 싸움’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중앙일보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9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다자간 대결에서 14.5%의 지지율을 기록해 전날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24일 13.1%였던 지지율이 25일부터 경선이 시작되면서 13.5%(27일), 15.0%(28일)로 반짝 상승한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문 후보의 지지율은 29일 기준 37.9%로 전날에 비해 2.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박 후보는 52.3%로 전날(51.9%)보다 0.4%포인트 올랐다. KBS가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7~28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다자간 대결)에서도 문 후보의 지지율은 박 후보(40.7%)에 크게 뒤진 13.7%를 나타냈다.

2~3위 후보인 손학규, 김두관 후보도 24일 이후 똑같이 4%대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며 지지율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경선 초반 문 후보의 압승으로 선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데다 모바일 투표의 특성상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모바일투표가 도입돼 현장투표율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당초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를 상당히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공정성 논란이 계속되면 문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정통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호기/허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