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인어에 대한 낭만적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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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인간은 궁금했다. 하늘나라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바닷속은 어떻게 생겼는지. 그러나 인간은 하늘이나 바닷속에 도달할 수도, 그곳에서 살 수도 없었다. 그런 궁금증과 그곳에 도달하고픈 염원은 자연스럽게 그곳을 마음대로 오갈 수 있는 상상의 존재를 만들어냈다.
하늘로 비상하기 위해선 날개가 필요했다. 옛사람들은 양 어깨에 날개가 달린 이 초월적인 존재에게 천사(동양에선 鳥人, 즉 새인간)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지상과 바닷속을 오가기 위해선 지느러미가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하반신이 물고기 모양인 인어가 탄생했다. 생물학적 용어로 얘기한다면 양서류라 할 수 있는 두 존재는 오랜 세월 인간의 시적 상상력의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됐다.
그러나 합리주의와 과학의 발달은 우리에게서 이 로맨틱한 상상의 영역을 앗아가 버렸다. 굳이 파리에 가지 않아도 샹젤리제 거리를 소요할 수 있는 이 놀라운 세상. 비밀의 문은 모두에게 빗장을 열고 말았다. 최근 미국 탬파의 ‘플로리다 수족관’에서 열린 인어 이벤트는 잃어버린 상상의 세계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하늘로 비상하기 위해선 날개가 필요했다. 옛사람들은 양 어깨에 날개가 달린 이 초월적인 존재에게 천사(동양에선 鳥人, 즉 새인간)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지상과 바닷속을 오가기 위해선 지느러미가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하반신이 물고기 모양인 인어가 탄생했다. 생물학적 용어로 얘기한다면 양서류라 할 수 있는 두 존재는 오랜 세월 인간의 시적 상상력의 마르지 않는 우물이 됐다.
그러나 합리주의와 과학의 발달은 우리에게서 이 로맨틱한 상상의 영역을 앗아가 버렸다. 굳이 파리에 가지 않아도 샹젤리제 거리를 소요할 수 있는 이 놀라운 세상. 비밀의 문은 모두에게 빗장을 열고 말았다. 최근 미국 탬파의 ‘플로리다 수족관’에서 열린 인어 이벤트는 잃어버린 상상의 세계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