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포트폴리오에 '정' 붙여라
코스피지수가 제한된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시장 전체 방향보다 개별 종목 실적에 주목할 때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 기대감에 바탕을 둔 ‘유동성 장세’는 일단락돼 앞으로는 실적에 따른 종목별 장세가 진행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내놓는 상장 기업의 3분기 이후 실적 전망치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반영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그러나 정유 업종을 비롯한 일부 종목은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정유·필수소비재 실적 전망 개선

에프앤가이드가 28일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내놓은 107개 종목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정유사가 속한 에너지섹터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5709억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달 27일 추정치(1조4812억원)보다 6.1% 상향 조정됐다. GS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382억원에서 2607억원으로 9.4% 올랐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7.5%와 6.6%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는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높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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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올라 정제마진이 좋아질 것이라는 게 정유주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배경이다. 외국인이 최근 정유 업종을 사들이는 것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4거래일을 제외하고 SK이노베이션을 순매수했다. 에쓰오일도 이틀을 빼고 꾸준히 사들였다.

베이직하우스 오리온 롯데제과 등 필수소비재와 모바일게임주 컴투스 등 경기방어주도 3분기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삼성SDI는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만에 26.0% 상향 조정됐지만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에 따른 단기 불확실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현대차 상향 주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 추세가 주춤해졌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조5965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0.1% 낮아졌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7조4601억원으로 한 달 전(7조4634억원)에 비해 소폭 하향 조정됐다. 애플에 1조2000억원을 배상하도록 한 미국 법원의 배심원 평결이 실적에 미칠 영향을 반영하면 삼성전자 이익 전망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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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2620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0.6% 하향 조정됐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생겼고 원·엔 환율이 하락해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일정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거나 경기가 침체됐을 때 상대적 안정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재·산업재 이익 전망 부정적

철강 기계 조선 등 소재와 산업재 업종의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다. 철강 기계 업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선박 발주량과 관련이 있는 유럽 경기가 침체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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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만에 각각 11.3%와 20.1% 하향 조정됐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정책만으로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익이 증가하는 종목 위주로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