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전] 승기 잡은 애플 '공세 강화'…윈도폰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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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둥근 모서리' 디자인, 미국 법원서 권리 인정
삼성전자·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진영 결속 강화
삼성전자·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진영 결속 강화
애플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광범위한 디자인 특허를 인정받음에 따라 특허소송의 전선은 전세계, 전업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진영의 대응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둥근 모서리사각형’ 권리 인정
이번 미국 법원의 배심원 평결이 갖고 있는 의의 가운데 하나는 아이폰의 ‘둥근 모서리사각형 디자인 특허(D’087 특허)’와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상품의 외관이나 느낌을 포괄하는 지식재산권 보호 장치)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애플이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애플은 이로써 이 디자인에 대해 ‘배타적 소유권’을 갖고 미국 시장에서 특허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 같은 디자인으로부터 자유로운 회사는 거의 없다. 삼성은 물론 HTC 모토로라 등도 이 같은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모서리가 뾰족한 직사각형 모양의 ‘LG옵티머스 LTE2’와 ‘LG옵티머스뷰’ 등이 시장에서 뜰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 기준 북미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56%, 애플은 33.1%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안드로이드 진영과는 핵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로 애플은 ‘반(反)안드로이드’ 색채를 뚜렷하게 갖고 있다. 잡스의 생각을 충실히 따르는 팀 쿡 최고경영자는 이번에 인정받은 특허를 발판 삼아 ‘무차별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삼총사 ‘공방전’
애플은 삼성전자와 특허전쟁을 벌이기 전에 HTC와 모토로라를 상대로 싸움을 걸었다. 애플은 2010년 3월 HTC를 특허침해 혐의로 법원에 제소했고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신고했다. HTC도 2~3개월 뒤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와 법원에 맞제소했다. 애플은 10월부터 모토로라를 걸고 넘어졌고, 모토로라도 반격에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방법원 배심원들이 ‘애플 압승’ 평결을 함에 따라 안드로이드 진영의 결속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애플의 디자인 특허에 맞서 ‘통신특허 기술’로 협공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미 유럽에서 애플을 기술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해 부분적으로 승소하기도 했다. 특히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 기술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다수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어 애플을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윈도폰 진영, 반사이익 기회 잡나
이번 싸움에서 한발짝 비켜서 있는 윈도폰 진영이 반사이익을 챙길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윈도폰’을 탑재한 폰을 만드는 회사는 사실상 노키아 하나다. 삼성전자 HTC 등은 윈도폰 진영에 한 발만 걸친 채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뛰고 있다.
애플과의 특허전쟁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이 위축되면 삼성전자 LG전자와 HTC 등이 윈도폰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윈도폰 진영의 가장 큰 문제는 애플과 싸울 ‘장수’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대 폰 메이커인 삼성전자가 윈도폰을 본격적으로 만들면 업계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애플의 특허 공세를 피하기 위해 윈도폰에 전념했다가 PC 시절에 그랬듯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멀티 플랫폼’을 표방하며 리눅스재단, 인텔 등과 함께 ‘타이젠’이라는 개방형 OS 개발을 추진해온 것이 기대 밖 성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생겼다.
김광현/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