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조금씩 자주 긁는다
올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 실적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건당 이용금액도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카드 씀씀이가 신중해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상반기 중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신용카드 결제금액(승인 기준)은 하루 평균 1조514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3.3% 증가했다. 이는 2009년 하반기 3.2%(전년 동기 대비) 이후 5분기 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신용카드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1973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이중식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최근 소비 둔화로 인해 카드 결제 건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건당 결제금액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건당 결제금액은 7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이 금액은 2003년 22만원에 달했으나 2009년 상반기 9만9000원으로 10만원 선이 깨진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감독당국의 휴면카드 정리 지도 등으로 발급도 줄었다. 6월 말 현재 발급 카드 수는 1억1638만장으로 작년 6월 말(1억2231만장)보다 4.8% 감소했다. 국민 1인당 2.3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체크카드 이용은 증가세가 둔화하긴 했으나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체크카드 결제금액은 하루 평균 2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체크카드 결제금액 증가율은 작년 상반기 40%를 웃돌다 작년 하반기 26.6%로 떨어졌다. 발급 카드 수는 6월 말 8894만장으로 1년 전(8026만장)보다 10.8% 늘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