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우량고객 포인트 유효기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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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훈 사장, 5만명에 편지…'단골 지키기'
수수료·대출금리 인하 압박 속 공격경영 주목
수수료·대출금리 인하 압박 속 공격경영 주목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사진)이 최근 장기 우량회원 5만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통상 5년이 지나면 소멸되는 포인트를 무기한 사용하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편지에서 “앞으로는 포인트 소멸 걱정 없이 회원님이 필요하실 때까지 모아서 사용할 수 있다”며 “1996년 포인트 제도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던 그 마음으로 회원님께 실용적인 삼성카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카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함께 카드대출 금리마저 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카드업계 상황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고객 서비스 축소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삼성카드가 장기 우량고객에 대한 포인트 유효기간 폐지에 나선 것은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과 함께 ‘단골고객’을 통한 매출 증대까지 노리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돈 잘 쓰는 우량고객이 아껴모았던 포인트가 유효기간 때문에 없어진다면 고객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며 “카드업 규제 강화로 신규 고객 창출보다 기존 고객 지키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마련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금융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소비자 보호에 적극 동참하는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자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 회원들이 미처 쓰지 못하고 소멸되는 포인트의 가치는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만 1093억원에 이른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소멸 포인트를 수익으로 처리해오다 비난이 심해지자 여신금융협회에 연간 2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소멸 포인트를 끌어다 복지재정에 투입하자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삼성카드는 어려울 때일수록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에 따라 우량 고객에 대해 카드 포인트 유효기간을 없앴다. 삼성카드가 장기 우량고객의 포인트 유효기간 폐지와 더불어 카드종류와 상관없이 모든 회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패키지 ‘공통서비스S’까지 선보이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공통서비스S는 파리바게뜨 등 SPC그룹 자회사를 금요일에 이용할 때 해피포인트를 두 배로 적립해주고 CGV 영화관 티켓 1000원 추가 할인, 홈플러스 멤버십 포인트 0.25% 추가 적립 등을 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금산분리에 따라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하면서 1분기에 5768억원 매각차익을 얻은 것도 공격 경영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며 “삼성카드의 공격적 행보에 고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다른 카드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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