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싱글족 가구시장, 나홀로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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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구 중 1곳는 싱글족…온라인 가구 제품 쏟아져
가격 싸고 미니멀 디자인…접이식 의자 등 다용도 특징
가격 싸고 미니멀 디자인…접이식 의자 등 다용도 특징
올해 취업한 김준범 씨(28)는 최근 집안 가구를 전부 바꾸기 위해 가구단지로 쇼핑을 나갔다. 취업한 회사 근처로 집을 옮기면서 가구까지 교체키로 한 것. 김씨는 싱글족들을 겨냥한 다양한 가구 브랜드를 살펴봤다. 그는 “당장 결혼할 계획이 없는 만큼 이참에 혼자사는 데 필요한 새 가구를 골랐다”고 말했다.
최근 이혼 후 혼자 살 게 된 공무원 이모씨(43)도 최근 서울 아현동 가구거리에서 싱글족을 위한 슈퍼싱글 사이즈 침대를 하나 샀다. 슈퍼싱글 사이즈는 통상 여성과 청소년용으로 사용되는 싱글 사이즈(가로 100~110㎝)보다 10㎝가량 더 길게 나온 제품이다.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아이템이다. 이씨는 “싱글은 좀 작고, 혼자서 넉넉하게 쓸 침대가 필요했는데 딱 막는 사이즈”라고 좋아했다.
가구업계가 건설시장 위축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유독 싱글족 가구 시장은 ‘나홀로’ 호황이다. 늦은 결혼과 가족 해체 등에 따른 1인 가구 증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23.9%에 이른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 가구라는 얘기다. 1990년에는 9.0%였다. 싱글가구 비중이 20년 만에 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이 비율이 2035년엔 34.3%까지 높아질 것으로 통계청은 추계했다. 세 가구 중 한 가구, 즉 옆 집 건너 다른 집은 통계상 1인 가구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싱글족의 특징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데 있다. 특히 가구 선택에 있어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며 디자인 요소가 강화된 가구를 선호하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과감한 컬러의 소품도 적극적으로 구매한다. 또 온라인 구매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 정부는 싱글족이 늘어나자 이들을 위해 소형주택 30만호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구업계가 이를 놓칠 리 없다. 싱글족들을 위한 원룸이나 미니사이즈 도시형 주택용으로 다양한 제품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싱글족 제품의 특징은 온라인에서 잘 팔린다는 것과 오프라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또 디자인의 간결성과 함께 접이식 의자나 책상 등 제품들이 다용도인 점도 일반 가구 제품과 구별된다.
에몬스가구는 23일부터 싱글족들을 위한 자사 브랜드 ‘스타일美’에 대한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7월11일 인천 본사에서 전국 대리점주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품 품평회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제품. 원룸용으로 사용 가능한 장롱(가로 140㎝)과 침대(슈퍼싱글 사이즈. 매트는 별도 구매), 책상 한 세트를 100만원 안팎에 살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했다. 에몬스 관계자는 “품평회 이후 온라인으로 먼저 판매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각종 마케팅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옥션도 지난 6월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원룸 전문 인테리어 브랜드 ‘픽앤데코’를 출시했다.
20~30대의 싱글·원룸족을 겨냥한 이 제품은 49.58㎡(약 15평) 이하의 좁은 공간에서 사용 가능한 침대, 소파, 탁자 등 1~2인용 가구·침구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시중가 대비 48% 저렴하다. 접이식 좌식의자를 1만원대에, 2인용 소파는 8만원대, 침구세트는 4만원대, 커튼은 1만~2만원에 파는 식이다.
가구업계 2위인 리바트도 최근 싱글족 전용 가구 브랜드인 ‘토스트 네츄럴(toast natural)’을 내놨다. 디자인은 미니멀하게, 가격도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옷장(가로 80㎝)과 침대(매트리스 포함), 책장, 책상 한세트에 100만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 리바트 관계자는 “싱글족들을 위한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1위인 한샘은 2009년부터 싱글족을 위해 온라인 브랜드 ‘샘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샘 시리즈는 처음엔 수납 전용 가구로 시작했지만 이후 ‘샘리빙’과 ‘샘베딩’ 등을 추가하며 거실, 침실 가구로 라인을 확대했다. 한샘은 샘 시리즈로만 지난해 1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0억원어치를 팔았다. 회사 측은 연간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운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싱글족 가구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홈쇼핑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에넥스도 최근 1인 가구, 스몰 오피스를 겨냥해 서재형 인테리어가구 ‘인디플러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상황에 따라 공간 구성을 손쉽게 변형 및 재구성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예컨대 사무용 의자와 책상의 경우 낮에는 사무실용 책상으로 썼다가, 저녁에는 소파나 침대로 바꿔 쓸 수 있다.
보루네오의 ‘꼬모도’ 옷장은 싱글 여성을 위한 제품이다. 나무 도어 대신 롤스크린을 채택, 무게를 줄여 이동성을 높였고 사다리 선반은 입식용 화장대로도 사용할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까사미아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최근 맞춤형 모듈설계를 적용한 ‘메이크 시리즈’를 선보였다. 침대업계 1위인 에이스침대는 1인 가구용 침대인 슬림 타입의 ‘BMA-1080-S’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싱글족들이 침대에서 많은 일을 한다는 점에 착안, 사용자가 침대에 앉아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로 일할 수 있도록 높이 52㎝의 협탁도 함께 내놨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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