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경선 초반 분위기가 예상과 달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이다. 제주 울산 강원 충북 등 네 곳은 대규모 시민선거인단이 참여한 지역과 조직세가 좌우할 여지가 큰 지역이 혼재하면서 특정 후보의 절대적 우위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23일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 등 각 캠프의 초반 경선지역 4곳 자체 전망에 따르면 문 후보는 4곳, 손·김 후보는 3곳을 1위 가능지역으로 꼽고 있다. 당내 ‘빅3’ 주자들이 초반 4곳을 모두 나름대로 승산이 있는 지역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문 후보는 당초 조직의 열세가 예상됐던 제주(3만6000명)와 충북(3만1323명)의 선거인단이 크게 늘어난 점과 여론조사 우위를 들어 초반 승리를 예상한다. 노영민 선대본부장은 “초반에 조직세가 약한 지역이 많아 우려했는데 문 후보 지지율이 다른 주자 3명을 모두 합친 것보다 높게 나오고 있어 대세론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 측은 제주 1등을 발판삼아 초반부터 경선구도를 문·손 2강체제로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김영춘 전략본부장은 “최근 제주를 다시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였는데 제주 야당 지지자들이 드라마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전략적 마인드가 강하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충북과 강원을 핵심 전략지로 보고 있다.
김 후보 측도 최근 화색이 돌고 있다. 예비경선에 참여했던 부산 3선인 조경태 의원과 동교동계인 염동연 전 의원이 캠프에 참여하는 등 조직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김 후보는 울산에 이어 강원을 새로운 전략지로 꼽고 있다. 강원도 선거인단(1만102명)이 상대적으로 적어 조직세로 파고들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초반 4곳 가운데 충북지역을 가장 취약지로 꼽고 있다. 민병두 전략본부장은 “초반 3연전에서 선전하면 민주당이 변화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그 바람이 다른 지역에도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후보는 호남세가 강한 제주와 노조 강세지역인 울산에서 2,3위를 기록한 뒤 2라운드 첫 지역인 전북(9월1일)에서 도약을 모색한다는 계산이다. 최재성 전략본부장은 “초반 4연전에서 뒤처지지 않은 순위를 기록한 뒤 2라운드 첫 지역인 전북에서 바람을 일으켜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