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카드대출 금리 인하를 추진하자 신용카드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마당에 대출사업까지 어렵게 하면 어떡하느냐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이달 말부터 카드사의 대출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기획검사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진 23일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의 금리인하 요구라고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금리 부과 실태를 보겠다고 하는데 이후 예상되는 결과는 뻔하다”며 “카드대출 금리인하를 골자로 한 대책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의 수익은 회원들이 카드로 물건을 살 때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신용판매사업과,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카드대출사업에서 나오는데 신용판매는 부가 서비스에 비용이 많이 들어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카드대출까지 규제하면 수익성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카드업계는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손해도 손해지만 회사채(카드채) 조달금리가 오를까봐 우려하고 있다. 예금을 받지 못하는 카드사들은 연간 수백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카드업계 업황이 사나워져 수익성이 악화되면 회사채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카드사 임원은 “조달금리가 0.1%만 올라도 수백억원은 우습게 날아간다”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카드업계에 대한 일련의 조치로 카드채를 보는 시각이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