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호주에 주정 사료 전분당 등의 원료인 ‘타피오카’를 생산하는 농장을 6000만㎡(1815만평) 규모로 조성한다. 수입에 의존해온 식품 원료를 해외에서 직접 재배해 원료 구입 단가를 낮추고 국제 시장 곡물가격 급변동에 따른 경영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호주 농업벤처회사인 카스텍과 합작회사 ‘CJ ACT’를 호주 현지에 설립했다. CJ의 합작회사 지분율은 74.9%다. CJ ACT는 호주 동북부 해안가에 인접한 퀸즐랜드주 홈힐 일대 6000만㎡ 부지를 열대작물 ‘카사바’ 재배단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단지 면적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6381만㎡)와 맞먹는 규모다. 타피오카는 카사바의 뿌리에서 얻는 전분이다. 최근 국제 옥수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옥수수를 대체할 식품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CJ ACT는 총 1억8000만 호주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해 시험 재배를 거쳐 3~5년 후에 연간 10만의 타피오카(최근 국제 시세 기준 1억2000만~1억4000만달러)를 생산할 계획이다. CJ는 연간 50만의 옥수수를 구매하고 있다.

카사바 자동화 재배 기술을 보유한 카스텍은 2009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왔다. 카스텍과 손잡은 CJ제일제당은 넉넉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투자금액 대부분을 부담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수년 전부터 안정적인 원료 확보 차원에서 호주 농장 조성에 관심을 보여왔다. 현지 파트너를 확정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함으로써 농장 운영을 통한 원료 자급 사업에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국내 식품업체 중 동아원, 삼양제넥스, 유니베라 등도 해외에 농장을 만들어 옥수수와 타피오카, 콩, 알로에 등을 조달하고 있다.

■ 타피오카

tapioca.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뿌리에서 얻는 전분. 빵이나 면류를 차지게 만들어주며 주정, 접착제, 사료 등의 원료로도 두루 쓰인다. 바이오에탄올, 바이오플라스틱 등에도 활용돼 옥수수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인기 음료인 버블티에 들어 있는 쫄깃한 알갱이도 타피오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