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꿈꾸는 행복은 무엇인가. 이 진부한 물음에 대한 화가 김덕기 씨(43)의 답은 단순명쾌하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다. 우문우답 같지만 작가가 그 ‘진부한’ 희망을 풀어내는 방식은 진부함과 거리가 멀다.

그의 그림을 처음 보는 순간 관객의 입꼬리는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간다. 무엇보다 색채가 환한 미소를 띠고 반긴다. 형태도 동글동글 모난 형태는 찾아보기 힘들다. 각각의 형태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는 일정한 크기의 색점이다. 화면의 구성요소들이 마치 서로 녹아든 것 같은 유기적 통일성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 색점이 가져다 준 효과다. 화가의 가족은 그런 통합된 자연의 무대 속에 점점이 흩어져 저마다 행복의 콧노래를 부른다. 그들은 사람을 강조하는 서양화와 다르게 자연의 한 구성인자로 작게 그려져 있다. 서양의 형식, 동양의 마음이 결합된 김씨의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 작품은 오는 29일 인사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K-아트 스타, 미의 제전’에 출품된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