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강습 문의 하루 100통
집중력·독립심 키우는데 도움
한·미 대학생 펜싱대회 '성황'
한국 펜싱 대표팀이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런던올림픽 이후 펜싱강습 열기가 뜨겁다. 펜싱 대표팀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뿐만 아니라 하얀 펜싱복을 입고 펼치는 화려한 검술의 매력에 대한민국이 빠져들고 있다.
◆펜싱 강습 문의 전화 급증
런던올림픽 이후 펜싱클럽에 강습 일정을 문의하는 전화가 크게 늘고 있다. 김영호 로러스펜싱클럽 감독은 “12년 만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나오자 펜싱 강습 문의 전화가 하루 100통 가까이 걸려오고 있다”며 “이들을 모두 다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김 감독은 “집중력을 키우고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는 운동으로서의 펜싱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로러스펜싱클럽은 올림픽 이전 평일 강습반 3개를 운영했다. 최근 늘어난 강습생을 받기 위해 5개반이 추가돼 8개반을 운영하고 있다. 자기계발을 위해 퇴근 후 펜싱칼을 잡는 젊은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도 늘었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윤남진 윤남진펜싱클럽 감독은 “올림픽 이전에 비해 문의 전화가 50배나 늘었다”며 “강습 등록을 하는 직장인과 초등생이 매일 한 명 이상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현희 선수가 은메달을 딴 뒤에도 반짝 펜싱 붐이 일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길게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한·미 대학생 펜싱대회 열기도 후끈
펜싱 열기는 한국에서 열린 국제 펜싱대회에도 이어졌다. 한국대학펜싱연맹이 주최한 한·미 대학펜싱 초청대회가 열린 15~17일 인천 송도의 한국뉴욕주립대 체육관은 관중들로 꽉찼다. 브라운·컬럼비아·프린스턴·예일대·스탠퍼드 등 미국 10개 대학에서 온 100여명의 선수와 한국 인천대 대전대 부산외대 등 한국 11개 대학 150여명의 선수들이 자웅을 겨뤘다.
체육관 내에는 공격에 성공한 선수들의 환호성과 일격을 당한 선수의 탄식이 엇갈렸다. 남자 플뢰레 결승전에서 문경식 선수(대구대)가 제이슨 창 선수(펜실베이니아대)에게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켰을 때 관중석의 환호가 절정에 달했다.
8명의 선수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회에 참가한 리사 밀그램 프린스턴대 펜싱팀 감독은 “런던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한국에서 펜싱 열기가 높아진 것을 느낀다”며 “1만5000만명이었던 미국 펜싱 인구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펜싱에서 금메달을 따며 3만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종목인 펜싱은 상대에 기대지 않는 운동으로 독립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힘으로만 하는 운동이 아니라 머리를 쓰는 게임이기 때문에 응용력을 키우는 데 좋다”고 설명했다.
◆펜싱 어디서 배울 수 있나
전국엔 중·고교를 비롯 대학, 일반부까지 총 186개팀 1500여명의 선수들이 있다. 일반인이 펜싱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로러스펜싱클럽(서울 한남동·부산), 윤남진펜싱클럽(서울 대치동), 리더스펜싱클럽(성남시 이매동)이 있다.
로러스펜싱클럽의 강습료는 한 달 4회 강습 기준 20만원이다. 기본기를 제대로 다지려면 1주일에 2~3회씩 2~3개월은 클럽을 찾아야 한다. 펜싱 검과 마스크, 경기복, 신발 등의 장비를 다 갖추려면 100만~120만원 정도 든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