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부터 수입 와인 가격이 한곳에 일목요연하게 공개된다. ‘비교 공시’를 통해 와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 미분양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외국인 전용 민박이나 호텔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는 17일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제3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기업 투자 및 고용 애로 해소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대책에는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 허용 추진을 비롯해 다양한 내수 활성화 대책이 담겼다.

우선 주류 유통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주류 유통업체들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주류 수출입업의 면허 요건을 완화했다. 기존 자본금 요건(5000만원)을 없애고 창고면적 요건을 66㎡에서 22㎡로 낮출 계획이다. 특히 가격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류수입협회 홈페이지에 와인 가격을 공개하기로 했다. 지금은 와인 수입업체가 각각 자사 홈페이지에만 가격을 올려놓고 있어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같은 비교 공시 방안은 당초 와인값 인하를 위해 추진됐던 ‘인터넷 와인 판매’가 정부 부처 간 갈등으로 사실상 무산된 데 따른 대안이다.

정부는 또 상업지역 등에 위치한 미분양 오피스텔을 호텔로 쓸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허용하기로 했다. 호텔로 전환할 때는 시설개조자금과 운영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민박업 목적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분양가를 깎아주도록 업계를 독려할 계획이다. 현재 금지돼 있는 보험회사의 해외 환자 유치도 허용한다. 다만 허용 범위는 해외 보험 계약자, 해외에서 판매되는 보험상품 등으로 제한된다.

부유층의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전국 215개 회원제 골프장이 입장료의 10% 이내에서 1000~3000원씩 걷는 부가금을 내년부터 깎아주기로 했다. 또 레저용 요트나 보트의 면허·검사 관련 규제를 완화한다. 무게 76t 미만의 요트와 보트의 선박 면허요건 중 승선 경력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의 외국인 부동산투자이민을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 기준을 ‘15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낮출 방침이다.

대형마트에 대해선 더 이상 규제를 강화하지 않기로 했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 기존 규제로 인해 농민 납품업체 소상공인 등의 피해가 커지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용석/임원기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