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증시, 마켓고수에게 묻다⑦]김태운 "삼성전자·현대차도 가치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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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유럽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형주(株)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대표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은 여전히 향상되고 있습니다. 이 종목들을 아직 주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김태운 NH-CA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사진·43)은 20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현대, 기아차도 가치주 영역에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팀장은 NH-CA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인 'NH-CA아이사랑적립'을 4년째 운용하고 있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목돈을 마련하는 취지로 설정된 어린이펀드인 만큼 안정적인 운용을 중요시 한다.
김 팀장은 그러나 무조건 가격이 싼 가치주만을 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2005년 5월 설정된 이 펀드를 2008년 6월부터 맡으면서 가격보다는 기업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김 팀장의 이러한 전략은 적중했다.
◆ 본질적인 기업 경쟁력이 중요
"기존 'NH-CA아이사랑적립' 펀드는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지표를 이용해 단순 가치주를 중심으로 운용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장주라도 합리적인 가격이면 매수하겠다는 기본 틀을 잡았습니다. 어린이가 성장하듯 기업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성장하는 기업의 주가가 가격적인 매력이 있다면, 바로 그 것이 가치주입니다."
지난해 유럽 위기가 터지기 직전, 김 팀장이 주목한 것은 삼성전자와 자동차주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적정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의 분석은 옳았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IT(정보기술), 올 상반기 '은삼차(은행주·삼성전자·자동차주)' 주도의 장세가 나타나면서 'NH-CA아이사랑적립' 펀드는 동일 유형내 1년 백분율(%)순위가 15위로 개선됐다. 최근 5년 순위는 81위에 불과하다.
"일본 도요타의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 높다고 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차 생산대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기술력은 향상되고 있습니다. 양적, 기술적 측면에서 모두 매력이 있는데 현재 PER는 8배에 불과하죠.
삼성전자도 휴대폰 부문의 성장세를 실적으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진국 경기에 민감도가 높은 반도체 부문의 성장속도는 느려졌지만 기존 상태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서 견디고 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줄 만합니다. 경기가 살아난 후 경쟁사와 이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팀장은 이에 따라 IT와 자동차주의 편입 비중을 시장 비중보다 다소 높였다. 또 가격적인 매력은 있으나 성장에 의구심이 있는 통신과 유틸리티, 은행주에 대한 편입 비중은 다소 낮췄다.
그는 "다만 업종별 투자비중이 쏠려있을 경우 특정 업종의 주도장세가 끝나고 나면 수익률이 휘청일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업종 비중은 중립적으로 가져가되 본질적으로 기업이 경쟁력을 늘려가고 있는지 주가에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 "채권 투자가 오히려 투기다"
증시가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 김 팀장은 "지금이야 말로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채권금리는 현재 3%도 안됩니다. 물가가 상승하면 오히려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죠.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따르는 채권 투자는 오히려 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유럽 위기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의 매력은 매우 큽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를 더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을 낙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한국은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에 인접해 있는데다 높아진 제조업 기술을 통해 브랜드를 갖춰가고 있는 기업이 많다"며 "미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지는 잡지인 'Foreign Policy' 5월호에도 한국은 최근 위기에서 강해진 네 나라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어려운 나라들을 지원하려는 의지가 충분하고, 독일 역시 충격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해결 과정에서 잡음은 있을 수 있겠지만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고, 최근 주가 상승도 이를 앞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에 따라 주식 운용도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시장이 움직일 때 민감도가 높은 베타(β) 종목에 대한 노출을 다소 늘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김태운 NH-CA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사진·43)은 20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현대, 기아차도 가치주 영역에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팀장은 NH-CA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인 'NH-CA아이사랑적립'을 4년째 운용하고 있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목돈을 마련하는 취지로 설정된 어린이펀드인 만큼 안정적인 운용을 중요시 한다.
김 팀장은 그러나 무조건 가격이 싼 가치주만을 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2005년 5월 설정된 이 펀드를 2008년 6월부터 맡으면서 가격보다는 기업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김 팀장의 이러한 전략은 적중했다.
◆ 본질적인 기업 경쟁력이 중요
"기존 'NH-CA아이사랑적립' 펀드는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지표를 이용해 단순 가치주를 중심으로 운용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장주라도 합리적인 가격이면 매수하겠다는 기본 틀을 잡았습니다. 어린이가 성장하듯 기업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성장하는 기업의 주가가 가격적인 매력이 있다면, 바로 그 것이 가치주입니다."
지난해 유럽 위기가 터지기 직전, 김 팀장이 주목한 것은 삼성전자와 자동차주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적정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의 분석은 옳았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IT(정보기술), 올 상반기 '은삼차(은행주·삼성전자·자동차주)' 주도의 장세가 나타나면서 'NH-CA아이사랑적립' 펀드는 동일 유형내 1년 백분율(%)순위가 15위로 개선됐다. 최근 5년 순위는 81위에 불과하다.
"일본 도요타의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 높다고 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차 생산대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기술력은 향상되고 있습니다. 양적, 기술적 측면에서 모두 매력이 있는데 현재 PER는 8배에 불과하죠.
삼성전자도 휴대폰 부문의 성장세를 실적으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진국 경기에 민감도가 높은 반도체 부문의 성장속도는 느려졌지만 기존 상태는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서 견디고 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줄 만합니다. 경기가 살아난 후 경쟁사와 이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팀장은 이에 따라 IT와 자동차주의 편입 비중을 시장 비중보다 다소 높였다. 또 가격적인 매력은 있으나 성장에 의구심이 있는 통신과 유틸리티, 은행주에 대한 편입 비중은 다소 낮췄다.
그는 "다만 업종별 투자비중이 쏠려있을 경우 특정 업종의 주도장세가 끝나고 나면 수익률이 휘청일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업종 비중은 중립적으로 가져가되 본질적으로 기업이 경쟁력을 늘려가고 있는지 주가에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 "채권 투자가 오히려 투기다"
증시가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 김 팀장은 "지금이야 말로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채권금리는 현재 3%도 안됩니다. 물가가 상승하면 오히려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죠.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따르는 채권 투자는 오히려 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유럽 위기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의 매력은 매우 큽니다."
국내 주식형 펀드를 더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을 낙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한국은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에 인접해 있는데다 높아진 제조업 기술을 통해 브랜드를 갖춰가고 있는 기업이 많다"며 "미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지는 잡지인 'Foreign Policy' 5월호에도 한국은 최근 위기에서 강해진 네 나라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어려운 나라들을 지원하려는 의지가 충분하고, 독일 역시 충격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해결 과정에서 잡음은 있을 수 있겠지만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고, 최근 주가 상승도 이를 앞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에 따라 주식 운용도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시장이 움직일 때 민감도가 높은 베타(β) 종목에 대한 노출을 다소 늘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