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한 불똥 튈라'…日 진출 식품업체 전전긍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반한 분위기에 식품업체들 '자중 모드'
일부선 불매운동도
일본에 진출한 식품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일 정치권의 독도 분쟁으로 일본 내 반한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은 적극적인 마케팅 및 홍보 활동을 줄이고 신제품 출시를 자제하고 있다.
2008년 일본에 식초음료 '마시는 홍초'를 수출한 이후 이른바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상은 자중 모드에 돌입했다.
대상 관계자는 "아직 매출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반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유통업체 바이어로부터 '신제품 출시를 자제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면서 "이 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마케팅·홍보 계획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치 수출업체인 대상FNF와 지난해 막걸리 수출을 시작한 CJ제일제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상FNF와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독도 분쟁이 본격화된 지난 13~15일이 일본의 명절이어서 아직 판매량 집계는 나오지 않았다"면서 "반한과 관련한 전반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와 농심은 일부 일본 네티즌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최근 일본 매체 뉴스포스트세븐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산토리가 수입하는 롯데주류의 '경월 그린'이 또다시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는 경월 그린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자국 정부가 주장하는 '일본해' 대신 '동해'라고 표기했다가 네티즌들의 항의을 받고 삭제했다. 일본 내 다시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네티즌들이 당시 전화 항의 내용을 녹음한 음성파일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농심 관련 제품의 불매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농심과 제휴를 맺고 쌀과자를 생산하고 있는 카메다제과가 불매운동 대상으로 꼽힌다고 뉴스포스트세븐은 밝혔다.
롯데주류와 농심은 반한 감정이 매출 타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입을 모았지만 일본 소비자들의 반응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식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층은 상대적으로 정치 문제에 관심이 크지 않은 주부들이어서 매출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지인데 반한 분위기가 장기화되면 수출에 타격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