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서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미니믹스(mini mix, 소량 맞춤형 묶음)' 제품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기존 대형마트식 '소품종 대량 판매' 아닌 '다품종 소량 판매' 형태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옥션은 소분화, 저용량, 저단가를 컨셉트로 한 '800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800스토어는 박스 단위, 대용량 상품 위주의 판매가 아닌 여러 종류의 상품을 낱개 단위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각 800원으로 세제, 주방용품 등 생활필수품을 규모에 상관 없이 묶음 판매한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오는 19일까지 '미니믹스 순창 장아찌 딜'을 진행한다. 제품을 킬로그램(kg) 단위 구성이 아닌 한두 번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마늘, 무, 감 장아찌 등을 품목별로 원하는 수량만큼 구매 가능하다.

이 회사는 앞으로 생선구이, 고기류, 과일차 등도 미니믹스로 구성해 판매할 예정이다.

김홍직 쿠팡 상품기획 실장은 "식료품, 생필품에서 시작된 싱글족 소비시장이 거의 모든 소비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싱글족을 사로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미니믹스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글족을 겨냥한 1인용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풀무원은 두무 한 모를 4등분해 개별 포장한 '신선한 네모'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같은 양의 두부 제품보다 가격이 1.1배 높지만 일부 유통업체에서 기존 제품 대비 판매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1회분씩 포장돼 있는 조미료 '다시다 골드 스틱'을 내놨다. 다시다 골드 스틱은 동량 제품 대비 9~10% 비싸지만 지난해 말 전년 대비 매출이 10%가량 늘었다.

티젠은 액상 유자차와 대추차를 20g씩 포장한 캡슐 제품을 출시했고, LG생활건강은 세제를 커피믹스 형태로 낱개 포장한 제품을 선보였다.

한편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2010~2035'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4.5%에서 올해 25.3%로 증가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