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모토 사토시 일본 방위상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한국의 내정 문제라고 발언했다가 궁지에 몰렸다.

모리모토 방위상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내정상의 판단으로 결정했다”며 “타국의 내정에 이러쿵저러쿵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본 보수·우익주의자들에게 독도가 한국의 고유 영토임을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야당인 자민당은 즉각 모리모토 방위상의 발언을 걸고 나섰다. 자민당은 “(모리모토 방위상의 발언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정부 견해에 반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의원과 참의원 예산위원회를 열어 방위상의 답변을 들어본 뒤 문책 결의안 제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방위상의) 멍청한 발언이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대표적 우익 인사인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독도가 한국 영토의 일부라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발언은 엄격하게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방위상이 확실하게 설명해 오해를 풀기 바란다”고 해명을 지시했다.

앞서 한국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계획을 일본에 사전 통보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사실을 이날 오전 10시 이후에 보도할 수 있다고 엠바고(일정 보도 시점까지 보도 유예)를 걸었다. 그렇지만 교도통신은 10일 새벽 1시에 온라인 기사를 통해 “이 대통령이 독도에 들어간다고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사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일본 언론의 사전 통보 보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홍영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