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대선 경선 일정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10일 춘천에서 열린 강원지역 합동연설회는 총 10회의 연설회 중 8번째였다. 합동연설회는 공약 내용을 비롯해 말투와 제스처, 성격 등이 담긴 ‘5인5색 버라이어티쇼’다.

박근혜 후보는 모범생 이미지답게 ‘교과서형’이다. ‘기승전결’ 구조로 준비해 간 연설문을 토씨도 거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전달한다. 겁나게(광주), 억수로(부산), 단디(경남) 등 지역 사투리를 가미한다. 연설하는 동안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서는 주먹으로 단상을 내리쳐 악센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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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후보는 ‘이벤트형’이다. 무대에 오른 뒤 “사랑합니다”며 두 팔로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때론 부인을 단상으로 올라오게 해 인사시킨다. 부산에선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기분이나 분위기에 따라 즉석 발언을 많이 한다.

김태호 후보는 188㎝에 달하는 본인의 큰 키를 잘 활용한다.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양팔을 크게 움직여 역동적이고 호소력 강한 유세를 펼치는 ‘패기형’이다. 김천에선 노래를 불렀고 춘천에서는 큰 절을 했다.

안상수 후보는 ‘스토리텔링형’이다. 이야기를 들려주듯 조곤조곤 연설한다. 유머 코드도 빼놓지 않는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욕쟁이 할머니’ 광고 패러디 등이 담긴 동영상 ‘상수의 미니버스’가 상영될 때마다 객석에선 웃음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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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후보는 시종일관 진지하다. 다른 후보들보다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다. 길고 느릿한 특유의 말투 때문에 연설회 초반에는 애를 먹었으나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박근혜 후보 측은 10일 김문수 후보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로 박 후보를 음해하고 있다며 당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재를 요구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친박 최측근이 공천장사를 했다”며 박 후보를 공격했다.

춘천·김천·광주·부산=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