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27일부터 주식 매수의 ‘방아쇠’를 당기자 기관투자가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개인들이 최근 구사하는 전략은 △차익실현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매수 △테마주 단기투자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런 전략에는 ‘이번 상승장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개인들의 전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개인들이 모처럼 찾아온 상승장에서 또 한번 소외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동안 주식 매매가 잠잠하던 개인들은 지수가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한 지난달 27일부터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다. 조원희 대우증권 PB클래스 서울파이낸스센터장은 “지난달까지와 달리 매수문의가 간간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이번 상승세를 그동안 손실을 본 주식을 처분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개인들은 총 5조6926억원어치 주식을 처분했다.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한 때는 지난 5월이었다.

5월 한 달간 삼성전자 주가는 140만원대에서 12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최근 삼성전자는 130만원대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들이 삼성전자로 큰 재미를 보진 못했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개인들은 삼성전자 이외에 현대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현대모비스 LG화학 현대중공업 등 블루칩을 많이 내다 팔았다.

부분의 개인들이 차익실현에 열중하는 동안에도 일부는 주식 매수에 나섰다.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7월27일~8월8일)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이 KODEX인버스였다는 점이다. 총 2475만주(1934억원)를 사들였다.

KODEX인버스는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개인들은 코스피가 1793.93에 마감한 지난달 24일부터 KODEX인버스를 사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기관들이 코스피200지수가 오르면 상승률의 2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KODEX레버리지를 집중 매수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개인들의 하락장 베팅 전략은 현재로선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KODEX인버스는 지난달 26일 이후 9.08% 하락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영업팀장은 “개인들은 장기적인 증시 흐름보다 변동성을 중시한 매매를 한다”며 “‘코스피지수가 최근 단기 급등해 조만간 20일 이동평균선(1839.90) 근처까지 조정받을 것’이란 기대로 인버스ETF를 사들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주는 영원한 개인들의 인기 투자 대상이다. 이번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개인들이 지난달 31일부터 대거 사들이고 있는 대영포장은 ‘김문수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 회사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테마파크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화성시 인근에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지원할 공공기반시설을 지을 예산 지원을 건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

수(水)처리 업체 웰크론한텍은 최근 전국 하천에 녹조가 확산되면서 갑작스럽게 주목받고 있다. 텍셀네트컴은 런던올림픽 수혜주라는 소문이 돌면서 개인들이 대거 사들이고 있다.

미디어플렉스의 경우 회사가 제작한 영화 ‘도둑들’이 흥행몰이를 하자 개인들이 집중 매수하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개인들은 아직 증시 방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재료나 테마가 있는 종목 위주로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