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를 이용한 음성통화(VoLTE·Voice over LTE) 서비스가 새로운 통신서비스이기 때문에 방통위의 ‘인가’를 받지 않고서는 고객에게 정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당분간 무료 통화를 추가 제공하는 프로모션 방식으로 Vo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자가 아닌 LG유플러스도 같은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VoLTE 이용자는 요금제별로 월 30~100분씩 추가로 VoLTE 통화를 할 수 있게 됐다.

◆“두 회사가 사고를 쳤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7일 각각 “8일부터 세계 최초로 VoLTE 서비스를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기존 통화요금과 같은 ‘초당 1.8원 수준의 요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새로운 서비스와 요금제를 도입하려면 방통위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한다. 2, 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신고’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8일 경쟁적으로 “세계 최초로 VoLTE 서비스 가입자를 받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방통위로부터 ‘인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는 8일 오후 “인가 또는 신고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통신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두 회사에 통보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VoLTE 통신망을 연동시키지 않고 스마트폰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신사들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먼저 차지하려다가 사고를 쳤다”고 말했다.

◆무료 통화 추가 제공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방통위의 제지를 받아들여 ‘프로모션’ 형태로 VoLTE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한시적으로 VoLTE 서비스 가입자에게 무료 통화를 제공하는 프로모션 서비스로 약관 신고를 했다.

SK텔레콤은 월 7만2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월 50분, 6만2000원 이하는 월 30분씩 무료 통화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7만2000원 이상 요금제 이용자는 월 100분, 6만2000원 요금제는 월 50분, 그 미만 요금제 가입자는 월 30분씩 무료로 VoLTE 통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어진 무료 통화를 모두 소진할 경우 기존 통화 시간이 차감되거나 추가로 1초당 1.8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방통위와 협조해 요금 체계 인가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프로모션 서비스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까지 프로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제를 검토해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구하기도 어려워

VoLTE 서비스가 출시 초기부터 논란을 빚으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두 통신사 VoLTE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은 각각 수백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VoLTE폰을 판매하는 대리점도 많지 않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직영 대리점과 일부 대형업체에만 물량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신촌 등의 휴대폰 판매점(소매점)에 문의한 결과 “VoLTE 스마트폰을 구하기 어렵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