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옵션만기일인 9일 코스피지수가 나흘 연속 급등하며 194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940선 위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 5월 10일 이후 석달 만이다.

이번주 들어 '정책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이날은 외국인의 풍부한 유동성이 지수 급등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현·선물시장에서 동시 순매수에 나섰고, 현물시장에서만 1조5000억원 이상 쓸어담았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6%(37.36포인트) 치솟은 1940.59로 장을 끝냈다. 장중 한때 외국인과 함께 기관의 순매수까지 급증하면서 1950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이날 최고가는 1947.08(2.30%)이다.

장초반 지수는 옵션만기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등 국내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은 분위기였다.

이후 기준금리가 연 3.00%로 동결되고, 7월 중국 CPI 상승률이 1.8%로 발표되면서 지수의 상승 폭이 확대됐다. 7월 중국 CPI는 2010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010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1.8%를 기록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에서 벗어난 중국 정부가 향후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8~9월 중 미 중앙은행(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 정책을 기대하는 '정책 랠리'에 추가 모멘텀(상승동력)이 발생했다는 평가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1조5587억원 어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이들은 이번 주 들어서 연일 '사자'를 외치고 있고,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2조5100억원 가량에 이른다. 또 지난달 27일 이후 10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한 9일 동안 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조4200억원 이상 대량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저지했다. 오후들어 급격히 매수에 뛰어들었던 기관도 장막판 되팔아 98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약 61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따라서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인 베이시스도 장중 내내 양호한 흐름을 유지, 차익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가 1조3780억원에 달했다. 차익과 비차익을 합한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는 약 1조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프로그램 순매수 사상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주(株)도 일제히 올랐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52% 상승한 134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현대차와 포스코는 3.39%와 2.42%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기아차(2.90%), 현대모비스(2.13%), LG화학(2.02%), 삼성생명(2.24%), 현대중공업(2.06%), 신한지수(3.23%) 등도 2~3% 가량 뛰었다.

전업종이 상승했다. 화학(2.34%), 철강금속(2.45%), 비금속광물(2.92%), 전기가스(2.29%), 운수창고(2.69%), 증권(2.51%), 보험(2.51%) 등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