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의 급반등 분위기와 달리 코스닥 시장은 여전히 온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코스닥 상장사 대표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1940선을 회복하며 급반등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시장은 490선에서 급락한 뒤 470선으로 돌아오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주가 방어를 위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의 이홍구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자사주 1만4500주(지분 0.06%)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취득 단가는 1만469원으로, 총 1억5180만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이 대표의 한글과컴퓨터 보유지분은 기존 0.59%에서 0.65%로 늘었다.

한글과컴퓨터 측은 "이 대표가 주주와 임직원에 대한 책임경영의 의지 표명과 기업 가치에 비해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을 바탕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테나와 카메라모듈 등 휴대폰 부품 업체인 파트론 역시 최근 대표가 4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집했다.

김종구 파트론 대표이사는 지난 6일 파트론 주식 4만4000주(지분 0.12%)를 장내 매수해 보유지분이 종전 14.16%에서 14.28%로 증가했다. 주당 매수 단가는 1만1040원으로 이번에 취득한 규모는 총 4억8576만원어치다.

절삭공구 업체인 와이지-원의 경우 송호근 대표이사의 아들이자 이 회사의 중국법인장을 맡고 있는 송시한씨가 주식 1만3000주(지분 0.06%)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에 송호근 대표 및 특수관계인 4인의 보유지분은 종전 49.41%에서 49.47%로 증가했다.

이들 3개 회사 중 한글과컴퓨터, 와이지-원의 경우 지난달 주가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대표이사 등 임직원의 주식 매수가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임직원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에 대한 자신감 표명 혹은 주가 저평가 인식이 반영돼 있어 통상 자사주 취득 이후 해당 회사들의 주가가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였다"면서 "다만 결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주가가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어 단기 모멘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한글과컴퓨터는 전날보다 400원(3.60%) 오른 1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파트론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와이지-원은 소폭 하락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