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일 "유럽중앙은행(ECB)가 시장에 약속한 내용들을 실행에 옮기더라도 향후 시장의 반응이 뜨겁지 않을 가능성을 두고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미국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지표가 발표됐는데 낙관론이 74.4를 기록해 과열권인 80에 바짝 다가섰다"면서 "ECB가 구체적인 정책을 실행한 이후 시장의 반응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으며, 만약 정책 효과만 고려한다면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고 경계했다.

이어 "최근 주식시장의 흐름은 1분기 유동성 랠리를 떠올리게 한다"며 "지난 1분기에는 ECB가 저금리장기대출프로그램(LTRO)를 시행한 영향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개선되며 유동성 랠리를 보였는데 최근 리바운드 역시 드라기 ECB 총재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구하기가 강력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오 팀장은 "글로벌 위험자산 심리를 읽을 수 있는 'Citi Macro Risk Index', '스페인 장단기금리차(10년-2년)' 등을 분석해 보면 공통된 특징은 이미 위험이 크게 낮아져 있다는 점"이라며 "이처럼 위험 수준을 체크할 수 있는 지표가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 1분기 유동성 랠리를 경험한 데 따른 학습효과와 시장 참여자들이 ECB의 정책 대응을 매우 높은 확률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추가로 개선시키기 위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게 오 팀장의 판단. 그는 "이와 관련해서 경기위험의 완화 가능성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미국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기업들과 소비자의 경기전망은 실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둔화되는 속도보다 더 큰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며 "실물에 비해서 과도하게 하락한 심리지표가 리바운드 하거나, 낮아진 눈 높이로 인해서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 대신 경기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되며 전개될 수 있는 유동성 랠리는 유가와 미국 가솔린 소매가격 추이를 확인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될 경우에 유가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에너지 비용이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상승한다면 유동성 장세는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오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과거 미국 가솔린 소매가격이 갤런 당 4달러 수준에 근접하면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아왔었다"며 "최근 미국 가솔린 소매가격(All Grades, All Formulations Retail Gasoline Prices)은 갤런 당 3.4달러를 저점으로 반등해 3.6달러 선에 다가섰다"고 전했다.

특히 "이처럼 유동성 장세에서는 낙폭이 큰 경기민감주로 대응하고, 유가 및 미국 가솔린 소매가격을 통해서 매도 시점을 판단한 뒤 불황에 강한 종목으로 갈아타는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오 팀장은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