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1900선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의 동시다발적인 경기부양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2포인트(0.05%) 오른 상승한 1886.80에 장을 마쳤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소폭 상승했다.

뉴욕 증시가 Fed와 ECB가 조만간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흘째 상승세를 보인 점도 국내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1.09포인트(0.39%) 오른 1만3168.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7.12포인트(0.51%) 상승한 1401.35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25.95포인트(0.87%) 오른 3015.86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5월 이후 처음으로 1400선과 3000선을 회복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경기부양을 위해 연방준비제도가 무제한적으로 양적완화를 해야한다고 주장해 기대감을 높였다.

로젠그렌 총재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지표가 확실히 나아지고 고용이 증가하는 순간까지 양적완화를 꾸준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모기지 증권 매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모기지 증권을 더 많이 사들여야 하며 미국 국채도 매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이번 3차 양적완화에서는 매달 매입하는 채권 규모는 발표하되 전체 채권 매입 규모나 채권 매입 조료 시기를 한정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현재로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다. 12명의 연방준비은행 총재 가운데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만 매번 FOMC에 참여하고 나머지 11명은 매년 4명씩 돌아가며 FOMC 위원으로 참석한다.

유럽에서는 ECB가 조만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채권 매입조치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지난주 발언이 곧 실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의 안도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기대감은 8월 ECB통화정책회의 이전에 나타났던 기대감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며 "드라기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밑그림이 제시된 상태에서 색을 입혀 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과도하게 나타났던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정상화 되는 과정에서 드라기 총재의 밑그림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코스피 지수의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코스피지수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 연구원은 "독일이나 미국 등 선진국 증시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오던 코스피 지수가 7월부터 상대적 약세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 가운데 하나는 한국 주식시장은 경기민감업종인 IT, 산업재, 소재의 비중이 높은 반면 미국과 독일은 헬스케어, 통신,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적인 업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유럽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주식시장의 하락압력이 커지는 구간에서 베타가 높은 업종들의 비중이 큰 한국 주식시장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반대로 유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구간에서는 오히려 한국 증시가 더 높은 성과를 기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