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리노 레스피기(1879~1936)는 ‘분수’ ‘소나무’ ‘축제’를 주제로 한 로마 3부작으로 유명하다. 첫 산물인 ‘로마의 분수’(1917)는 분수 네 곳에 대하여 각각 여명, 아침, 낮, 황혼의 인상을 묘사했다.

그중 제3곡이 그 유명한 트레비 분수의 한낮을 그린 것이다. 레스피기는 “오케스트라의 파동 위에 엄숙한 주제가 나타난다. 이 주제는 목관에서 금관으로 옮겨지며 개선을 연상시키는 트럼펫의 팡파르가 울린다. 반짝이는 수면 위로 해마에 끌린 해신의 마차가 인어와 트리톤의 행렬을 이끌고 지나간다. 행렬은 멀리서 다시 울리는 트럼펫의 약한 소리를 들으면서 멀리 사라져 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웅장한 트레비 분수의 용솟음치는 물줄기는 물론이요,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의 개선행진을 연상시키는 명곡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