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펜기능을 추가한 태블릿PC ‘갤럭시노트10.1’로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독일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유럽과 중동 지역 3개국에서 7일부터 갤럭시노트10.1 판매에 들어갔다. 한국에서는 8월 중순께 SKT와 KT 등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펜과 멀티태스킹 기능 강화

갤럭시노트10.1이 기존 갤럭시탭 시리즈와 다른 점은 필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에 들어있는 ‘S펜’을 업그레이드해 넣었고 멀티태스킹 기능도 추가했다.

갤럭시노트10.1 하단에 꼽혀있는 6.5㎜ 굵기의 S펜은 1024단계의 필압을 지원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보다 필기감을 개선했다. ‘프로덕티비티 툴바’ 기능을 사용하면 손글씨를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다. 펜으로 표를 삐뚤빼뚤 그려도 곧은 선으로 표현해준다.

멀티태스킹 기능도 강점이다. 큰 화면을 두 개로 나눠 두 가지 이상 애플리케이션(앱ㆍ응용프로그램)을 한꺼번에 실행할 수 있다. 비디오나 인터넷 창을 팝업 형태로 볼 수도 있다.

예컨대 동영상 강의와 교과서를 함께 놓고 볼 수 있고, 교과서에 S펜으로 필기도 할 수 있다. 앱과 S노트를 동시에 실행시켜 앱에서 실행되고 있는 콘텐츠를 그대로 복사해 붙일 수도 있다.

삼성 측은 “갤럭시노트10.1은 멀티태스킹과 메모 기능이 강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영업용이나 교육용 기기로 활용하기 쉽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삼성생명 영업사원에게 이 제품 150대를 공급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노트 필기와 아이디어 기록, 스케치는 역사적으로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창조 방식”이라며 “개인의 창의력과 사고를 담은 콘텐츠를 창조할 수 있는 다양한 갤럭시노트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아이패드 잡을 수 있을까

태블릿PC의 최강자는 애플 뉴아이패드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은 뉴아이패드를 1700만대 팔아 시장 점유율 68%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1분기보다 33.6%,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66.1% 커진 2500만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시장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점유율이 9.6%(240만대)로 애플에 한참 밀린다.

이번에 새로 나온 갤럭시노트10.1이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관심사다. 제품 사양으로 보면 갤럭시노트10.1은 뉴아이패드에 비해 화면이 0.4인치 크고 무게도 50g가량 가볍다는 것이 강점이다. 통신사에 가입하면 스마트폰처럼 쓸 수도 있다.

뉴아이패드는 해상도가 뛰어나고 좋은 평가를 받는 앱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갤럭시노트10.1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택했지만 구글스토어에 있는 60만개의 앱 중 상당수가 스마트폰용으로 개발돼있어 모두 사용할 수 없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윈도8 탑재 태블릿PC’와 아마존의 ‘킨들파이어2’ 등도 변수다. 업무용으로도 쓸 수 있다는 갤럭시노트10.1의 마케팅 전략은 MS오피스와 같은 업무용 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윈도8 탑재 태블릿PC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