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폭염에 에어컨이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며 가전 유통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전국을 휩쓸고 있는 찜통 더위에 에어컨 일부 모델이 품절되고 가전매장에 진열됐던 에어컨마저 팔리는 등 에어컨 특수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전 양판점인 하이마트의 경우 에어컨 판매가 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이상으로 커 3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에어컨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1만4775대의 에어컨을 팔아 기존 최대 판매량(1만123대)보다 46%나 많았다. 예년의 4배가 넘는 실적이다.

예년 같으면 7월 말~8월 초쯤 내수용 에어컨 생산을 중단했던 삼성·LG전자도 올해는 근로자들의 휴가를 8월 중순까지 미룬 채 생산라인을 풀 가동 중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에어컨 수요는 4월과 6월 사이 집중되고 7월부터 줄어들어 8월 비수기에 접어드는데 올해는 7월부터 에어컨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인수합병 이슈와 소비둔화 여파 등으로 지난 2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하이마트는 3분기 실적개선도 점쳐지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 2분기 매출액으로 7322억원, 영업이익 338억원, 당기순이익 134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12.8% 줄었고,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52.5%, 65.2% 급감했다.

하이마트 주요주주 지분 65%에 대한 매수자가 7월 초 롯데쇼핑으로 결정될 때까지 내부적으로 영업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2분기엔 특히 에어컨 판매가 현저히 줄어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김기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실적둔화는 에어컨 판매가 40% 정도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사실상 비수기인 8월까지 에어컨 판매가 급증한 것을 놓고 보면 분명히 3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불황에 따른 소비둔화로 다른 전자제품의 판매와 이익이 줄고 있는 상태에서 에어컨 매출이 성장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이를 반영하면 주가는 현재 수준을 바닥으로 상승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