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은 6일 싱가포르 국부펀드(GIC)가 발표한 연간 보고서에서 유동성 비중이 확대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김후정 펀드 애널리스트는 "GIC의 20년 연환산 실질수익률은 3.9%(2011년 3월 기준)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 이하로 떨어졌던 실질수익률은 2010년 이후 점차 상승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GIC는 1981년 설립됐으며, 싱가포르의 정부외환보유고와 재정잉여자금, 국채 매각대금 등을 재원으로 공공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국부펀드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역별 자산 비중은 작년과 큰 변화 없이 아메리카대륙 42%, 아시아 29%, 유럽 26% 비중으로 투자했다"며 "다만 중국, 홍콩, 한국, 대만이 속한 북아시아 투자 비중은 작년보다 1%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투자 전략은 변동성 있는 시장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유동성을 늘리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식 자산 비중은 작년 49%에서 45%로 축소됐다"며 "선진국 채권 금리 하락으로 채권자산 투자 비중은 작년보다 5% 줄어든 17%를 기록했다"고 했다.

그는 "1년 전 3%에 불과했던 유동성 비중은 11%로 크게 증가했다"며 "대체자산 비중은 27%로 작년보다 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GIC는 초기 미국 대학기금의 운용전략을 벤치마킹했으나 운용역량이 축적되면서 고유의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술적 자산배분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