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씨 "예술과 IT 결합…LED 병풍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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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해러즈백화점서 작품전
십장생도 등 전통 고서화, 움직이는 영상으로 재해석…"한류 근원은 고전 예술"
십장생도 등 전통 고서화, 움직이는 영상으로 재해석…"한류 근원은 고전 예술"
영국 런던 해러즈백화점 1층 윈도 부스에 설치된 8m 길이의 LED 디지털 병풍. 일월오봉도, 십장생도, 의궤행렬도 등 한국의 전통 고서화 이미지를 그려낸다.
동·서양의 고전 명화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재해석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씨(43)의 설치 작품 ‘해피니스-한류’다.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영국에 ‘미술 한류’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한국 고전 회화와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만든 이 작품은 세필로 그린 회화보다 더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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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양의 고전 명화를 움직이는 영상으로 재해석했고, 기존 작업과 달리 소재와 표현 방식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며 “지난해 해러즈백화점으로부터 제안받아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작품화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해피니스’를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의 LED TV를 이용했다. 조선시대 신윤복, 김홍도의 그림은 물론 드라마 ‘대장금’ 등의 이미지들이 시시각각 흘러나온다. 스위치를 켜면 병풍에서 가야금 소리가 나오고 화조도에서 나비가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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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행 착오를 거쳐 2004년 단원 김홍도의 ‘묵죽도’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더군요.”
이씨의 작품은 중국에서 ‘짝퉁’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최근 모니터상의 평면 작업에서 한층 심화된 입체 작업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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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인치 LED TV 6대를 세로로 연결해 만든 ‘박연폭포’는 겸재 정선이 보았을 박연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만들어낸다. 5만원권 지폐 뒷면에 그려진 조선시대 화가 어몽룡의 ‘월매도’ 위로는 눈이 내린다.
이씨의 작업은 의외로 까다롭다. 동서양의 명화에 담긴 의미를 충분히 숙지하고 각각의 그림에 어울릴 만한 영상 이미지들을 컴퓨터로 합성해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영상 이미지에서는 작가 특유의 감성과 재치가 드러난다. 동·서양 명화들은 그 자체로도 감동을 주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된 이씨의 작품은 아름다운 음악과 움직이는 풍경으로 인해 보는 이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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