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오진혁, 신들린 슈팅…남자양궁 28년 恨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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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발 중 7발 10점…노련미로 개인 첫 금메달
최대 위기 준결승 슛오프로 통과 침착성 빛나
최대 위기 준결승 슛오프로 통과 침착성 빛나
한국은 올림픽 양궁에 처음 출전한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직전 대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남자 개인전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다. 은메달리스트는 박성수(1988년), 정재헌(1992년), 박경모(2008년) 등 3명이 있었다. 오진혁은 “뭐라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다”는 말로 감격스러워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양궁에 걸린 금메달 4개 중 남녀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 등 3개를 수확했고 남자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며 ‘양궁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했다. 준결승전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잇따라 세트 스코어 동점이 나오면서 화살 한 발로 승부를 겨루는 슛오프(Shoot off)가 치러질 정도로 치열한 경합이 벌어져 결승전도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오진혁의 신들린 감각에다 노련미가 빛을 발하면서 의외로 쉽게 승리가 결정됐다.
오진혁은 경기가 종료된 4세트까지 12발 가운데 10점이 7발에 이를 정도로 뛰어난 감각을 선보였다. 오진혁은 1세트에서 10점 두 발에 9점 한 발을 쏘아 9점 두 발에 8점 한 발에 그친 후루카와를 가볍게 이기고 2-0으로 앞서갔다. 여세를 몰아 2세트에서도 똑같이 10점 두 발에 9점 한 발을 날리고 승리해 점수 차를 4-0으로 벌렸다. 후루카와는 9점 두 발에 10점 한 발을 쏘는 등 안정적으로 득점했으나 오진혁의 기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후루카와의 반격도 있었다. 오진혁은 3세트에도 10점 두 발에 9점 한 발을 기록했으나 후루카와도 10점 두 발에 9점 한 발로 응수해 무승부를 기록했다. 여전히 오진혁의 5-1 리드가 이어졌다. 오진혁은 4세트에서 비기기만 해도 금메달을 획득하는 기회를 잡았다. 후루카와가 미리 시위를 당겨 9점 과녁에 화살을 꽂았다. 오진혁은 같은 9점으로 응수했다. 흔들린 후루카와는 남은 두 화살로 8점을 쏘고 말았으나 오진혁은 미동도 없이 9점과 10점 과녁을 뚫어 금메달을 낚았다.
8강전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 개인전 우승자인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을 꺾은 오진혁은 준결승전에서 다이샤오샹(중국)을 6-5로 힘겹게 눌렀다. 오진혁은 1세트에서 10점 두 발을 쏜 뒤 7점을 쏘는 실수를 저질러 10점 두 발에 9점 한 발을 쏜 상대에게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2세트에서 10점 두 발에 8점을 기록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는 무승부.
오진혁은 4세트 첫발에 8점을 쏘며 흔들리다가 9점 두 발을 쏘는데 그쳤다. 다이샤오샹은 9점 두 발에 10점 한 발로 다시 세트점수를 5-3으로 리드했다. 오진혁은 마지막 5세트에서 비겨도 지는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10점, 9점, 10점을 쏘았고 다이샤오샹은 9점 세 발을 쏘았다. 스코어는 5-5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화살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가 바로 시작됐다. 오진혁이 먼저 시위를 당겨 10점에 가까운 9점에 화살을 꽂았다. 다이샤오샹은 8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패했다.
김법민은 8강전에서 다이샤오샹에게 5-6으로 졌고 임동현은 16강전에서 탈락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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