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드라기에 실망…코스피 다시 비포장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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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도로 돌아서 코스피 20P 하락
지수 하락 제한적…"박스권 하단 저가 매수"
지수 하락 제한적…"박스권 하단 저가 매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유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으니 나를 믿어달라”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한마디를 믿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최근 약 1조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덕분에 코스피지수도 1900선 근처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기대했던 ‘선물’이 나오지 않자 외국인은 3일 ‘실망 매물’을 던졌다. 코스피지수의 상승세에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외국인 엿새 만에 순매도 전환
코스피지수는 이날 20.72포인트(1.11%) 하락한 1848.68에 마감했다. 전날 유럽 주요국 증시가 ECB 회의 결과에 실망해 2~4%대 급락세를 보인 것에 비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7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총 1조856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외국인은 이날 649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1.58%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2.31%) 기아차(-2.96%) 현대중공업(-2.51%) 신한지주(-3.11%) 등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은 ECB 회의 전 한껏 고조됐던 투자자들의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독일의 반대로 ECB가 시장이 기대했던 최소한의 정책(국채 매입)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건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ECB가 국채 매입을 재개하더라도 그 시기와 규모가 확실치 않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동력이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이었는데 ECB가 행동을 주저함에 따라 국내외 증시는 당분간 상승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G2(미국 중국) 경제지표 주목해야
투자자들은 이번주 있었던 양대 ‘빅 이벤트’인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와 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다시 1800선 밑으로 급격하게 추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김 부장은 “이벤트 결과가 실망스러웠던 만큼 그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는 게 불가피하지만 코스피지수 1800선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1800선 아래로는 상당한 충격이 발생해야 내려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드라기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채 매입과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수주 내에 시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이에 대한 기대심리가 증시 하단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당분간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에 따라 박스권(1800~1800대 후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는 미국의 7월 고용지표와 이달 중순께 나오는 중국의 7월 신규 대출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경제지표들은 2분기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경기 둔화 우려로 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제 시장은 주가가 반등할 때 차익 실현에 나서기보다는 박스권 하단으로 빠졌을 때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장세로 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로 예정된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다음달 6일 ECB 회의, 12·13일 FOMC 회의 등이 하반기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의 방향성이 확실하게 결정될 때까지는 철강금속 조선 은행 업종 같은 낙폭 과대주와 실적 모멘텀이 좋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그러나 지난 2일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기대했던 ‘선물’이 나오지 않자 외국인은 3일 ‘실망 매물’을 던졌다. 코스피지수의 상승세에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외국인 엿새 만에 순매도 전환
코스피지수는 이날 20.72포인트(1.11%) 하락한 1848.68에 마감했다. 전날 유럽 주요국 증시가 ECB 회의 결과에 실망해 2~4%대 급락세를 보인 것에 비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7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총 1조856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외국인은 이날 649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1.58%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2.31%) 기아차(-2.96%) 현대중공업(-2.51%) 신한지주(-3.11%) 등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은 ECB 회의 전 한껏 고조됐던 투자자들의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독일의 반대로 ECB가 시장이 기대했던 최소한의 정책(국채 매입)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건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ECB가 국채 매입을 재개하더라도 그 시기와 규모가 확실치 않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동력이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이었는데 ECB가 행동을 주저함에 따라 국내외 증시는 당분간 상승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G2(미국 중국) 경제지표 주목해야
투자자들은 이번주 있었던 양대 ‘빅 이벤트’인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와 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다시 1800선 밑으로 급격하게 추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김 부장은 “이벤트 결과가 실망스러웠던 만큼 그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는 게 불가피하지만 코스피지수 1800선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1800선 아래로는 상당한 충격이 발생해야 내려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드라기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채 매입과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수주 내에 시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이에 대한 기대심리가 증시 하단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당분간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에 따라 박스권(1800~1800대 후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는 미국의 7월 고용지표와 이달 중순께 나오는 중국의 7월 신규 대출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경제지표들은 2분기보다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경기 둔화 우려로 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제 시장은 주가가 반등할 때 차익 실현에 나서기보다는 박스권 하단으로 빠졌을 때 어떤 종목을 사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장세로 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로 예정된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다음달 6일 ECB 회의, 12·13일 FOMC 회의 등이 하반기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의 방향성이 확실하게 결정될 때까지는 철강금속 조선 은행 업종 같은 낙폭 과대주와 실적 모멘텀이 좋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