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무명딛고 지난해부터 국제적인 선수로 발돋움
뛰어난 '블레이드 센스'로 기습공격에 능해

2012 런던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24·익산시청)은 한국 펜싱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숨은 진주'다.

후보 선수 생활을 오래했던 김지연은 2009년까지 세계랭킹 포인트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국제무대와 거리가 먼 선수였다.

하지만 2010년부터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기 시작했고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세계 65위에 이름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지연은 당시 세계 10위권의 선수를 2차례나 꺾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 여자 사브르는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기에 김지연의 입상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부산 재송여자중학교 1학년 때 플뢰레 선수로 출발한 김지연은 부산디자인고에 들어가면서 코치의 추천으로 사브르로 전향했으나 선배들에게 줄곧 밀렸다.

하지만 대표팀 총감독이자 여자 사브르 전담인 김용율 감독이 김지연의 투지와 패기를 높이 평가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2011 모스크바 국제그랑프리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지연은 이후 2012 프랑스 오를레앙 국제그랑프리 3위, 터키 안탈리아 국제월드컵 2위에 오르는 등 단숨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세계 랭킹도 2009~2011시즌 174위에서 2010~2011시즌 11위로 껑충 뛰었고, 이번 시즌에는 무려 5위에 올라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65㎝, 57㎏로 체격은 작은 편이지만 성격이 차분해 공격과 방어를 깔끔하게 한다는 평을 듣는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순발력과 칼을 보는 감각인 '블레이드 센스'가 뛰어나 상대의 공격을 막은 뒤 허점을 노리는 기습 공격에 강하다.

8강에서도 세계랭킹 4위인 바실리키 부지우카(그리스)를 맞아 기습 공격으로 4연속 득점에 성공해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준결승에서는 세계랭킹 1위이자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마리엘 자구니스를 맞아 집중력을 발휘하며 6-12에서 15-13으로 대역전극을 펼치는 등 아무도 예상치 못한 금메달을 한국선수단에 선사했다.

◇김지연 프로필
생년월일 = 1988년 3월12일
출신학교= 재송초-재송여중-부산디자인고
현소속팀= 익산시청
체격조건 = 키 165㎝ 몸무게 57㎏
선수활동 시작 = 2002년
주요전적 = 2011 러시아모스크바국제그랑프리 개인 3위
2011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단체 1위
2012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단체 1위
2012 이탈리아 볼로니야 국제월드컵A급대회 개인 3위
2012 중국 텐진 국제그랑프리대회 개인 3위
2012 런던올림픽 개인 1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