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1일 오전 5시50분

한라공조 잔여지분을 인수해 상장폐지하려던 비스티온의 시도가 실패하면서 2차 공개매수 가능성에 시장 관심이 높다. 한라공조 지분 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제동이 걸렸지만 가격을 높여 2차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1일 “유일한 흑자 계열사인 한라공조를 100% 지배하는 것이 적자에 시달리는 비스티온이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법”이라며 “2차 공개매수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라공조를 제외하면 비스티온은 2011년 이후 2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비스티온 전 계열사 매출에서 한라공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본사가 위치한 미국(16%)의 두 배에 달한다.

한라공조를 100% 자회사로 두면 배당금을 늘리기 쉽고, 세제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본잠식 중인 비스티온은 약 1조3680억원까지 결손금차기이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결손금차기이월이란 부실기업이 흑자를 내더라도 자본잠식이 해소될 때까지 세금을 면제받는 제도다. 한라공조에서 나오는 배당금과 수수료 등을 미국으로 이전해도 세금을 물지 않는다.

동부증권은 비스티온이 2차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제안가격을 최대 3만6429원까지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차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8500원이었다. 국민연금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목표 수량을 낮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 지분을 제외한 한라공조 지분 92%를 먼저 확보한 후 주식분산요건 미달로 인한 상장폐지를 노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산요건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되는 때는 일러야 2014년 4월이다. 조기에 수익을 내려는 비스티온이 이 정도 기간을 기다릴 여유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2차 공개매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