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맥주시장 쟁탈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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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맥주시장을 잡기 위한 글로벌 맥주업체들의 인수합병(M&A)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번주 중 글로벌 3위 맥주업체인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이 41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의향을 밝힌 아시아퍼시픽브루어리(APB) 인수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네켄이 APB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맥주시장 판도도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안호이저부시인베브, SAB밀러, 하이네켄, 칼스버그 등 메이저 맥주업체들이 아시아시장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아메리카와 유럽시장에서 맥주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일하게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의도다.
번스타인리서치가 조사한 결과 ‘버드와이저’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인베브와 영국의 SAB밀러, 네덜란드 하이네켄, 덴마크 칼스버그 등은 전 세계 맥주시장 이익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태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아시아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 맥주업체들은 중국은 물론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의 맥주 소비량은 아시아에서 가장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하이네켄은 ‘타이거’ ‘빈탕’ 브랜드로 유명한 APB의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하이네켄은 싱가포르 프레이저앤니브(F&N)와 APB 지분을 각각 42%와 40%씩 나눠갖고 있다.
하지만 절대지분 확보를 목표로 주당 500싱가포르달러(약 40.08달러)에 F&N 지분 전량을 사들이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APB는 현재 아시아 맥주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고 있으며 40개 브랜드 맥주를 아시아 14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APB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F&N은 하이네켄의 이런 제안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N은 하이네켄의 제안에 대한 답변을 오는 3일까지 내놓기로 미뤘다.
한편 2010년 F&N의 지분 15%를 획득한 일본 기린은 하이네켄의 소프트드링크와 유제품 부문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기린은 2009년 필리핀 산미구엘 지분 48%를 12억 달러에 매입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을 도모했다.
유로모니터는 “하이네켄이 APB인수에 실패한다면 앞으로 5년간 글로벌 3위 업체에 머물 것” 이라며 “하지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 다른 어떤 업체보다 확고한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