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하늘은 파랗고 뭉게구름은 예쁘다. 자동차 ‘뚜껑’ 열고 머리칼을 휘날리며 도로를 내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래서 준비했다. ‘마음을 사로잡는 6000만~7000만원대 오픈카’와 ‘3000만~4000만원대 실속형 오픈카’.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보자. ‘오픈카’는 우리만 쓰는 ‘콩글리시’다. 미국에서는 컨버터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카브리올레, 이탈리아에선 스파이더라고 부른다. 로드스터는 아예 지붕이 없는 차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최근에는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스포츠 쿠페를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매력 넘치고 성능 좋은’ 6000만~7000만원대

매력적인 컨버터블은 많다. ‘아우디 A5 2.0 TFSI 카브리올레’(7380만원)는 성능과 스타일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출력은 211마력. ‘인피니티 G37 컨버터블’은 가격이 아우디 A5보다 저렴한 7150만원이지만 최고출력 329마력, 최대토크 37.0㎏·m의 강한 성능을 뽐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로드스터 ‘SLK 200’은 최고출력 184마력, 27.5㎏·m의 적절한 성능에 가격이 ‘벤츠답지 않게’ 저렴한 6750만원으로 ‘숨은 보석 같은 차’다. 여기에 1000만원만 더하면 성능(최고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28.5㎏·m)이나 재미가 만점인 포르쉐 ‘박스터’(7850만원)도 있다. 문제는 가격대가 부담스러운 6000만~7000만원대라는 것.


◆‘운전하는 재미에 실속까지’ 3000만~4000만원대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최근 3000만~4000만원대이면서 성능과 디자인, 재미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컨버터블이 속속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미니 쿠퍼 로드스터’. 지난 4월 출시된 2인승 소프트톱 로드스터다. 지난해 출시된 ‘미니 쿠퍼 쿠페’와 같은 베이스를 바탕으로 개발됐지만 소프트톱과 하드톱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시속 80㎞ 이상에서 자동으로 펼쳐지는 스포일러는 로드스터만의 특징이다. 뒷좌석이 없는 대신 트렁크 용량이 240ℓ로 넉넉한 것도 장점. 쿠퍼 로드스터는 3940만원, 쿠퍼S 로드스터는 4470만원이다. 소프트톱이 아닌 하드톱을 원한다면 ‘미니 쿠퍼 쿠페’(3740만원)와 ‘미니 쿠퍼S 쿠페’(4230만원)가 있다. 로드스터의 디자인이나 좁은 실내공간이 싫다면 4450만원짜리 ‘미니 쿠퍼 컨버터블’과 이보다 성능이 좋은 ‘미니 쿠퍼S 컨버터블 하이게이트’(4600만원)를 눈여겨볼 만하다.

좀 더 실용성을 강조한 모델도 있다. 폭스바겐이 지난 4월 내놓은 ‘골프 카브리올레’다. 단순한 측면 디자인은 ‘슬리퍼’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군더더기 없고 무엇보다 성인 4명이 탈 수 있다. 골프 특유의 성능과 재미, 착한 연비(16.7㎞/ℓ)도 갖췄다. 가격도 4390만원으로 도전해볼만 하다.

좀 더 개성있는 모델을 찾는다면 ‘푸조 207cc’로 눈을 돌려보자. cc는 ‘쿠페 컨버터블’의 약자다. 컴팩트 해치백답지 않은 외관에 푸조의 디자인과 기술 노하우가 담겨 있다.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여성들에겐 포르쉐 카브리올레나 푸조 207cc가 모두 ‘뚜껑 열리는 멋진 붕붕카’다. 가격도 3410만원으로 가장 낮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