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버냉키와 드라기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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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지난주 유럽중앙은행 드라기 총재의 굳은 의지의 발언이 있은 후부터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는 FOMC 회의와 유럽중앙은행의 정례 정책회의가 있는 만큼 각국 수장과 총재들의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로존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어떤 조치든 취하겠다고 드라기 총재가 말한 이후부터 글로벌증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지난주 목요일에 있었다. 그 이전에는 우리주가도 1800 밑으로 떨어질 만큼 글로벌증시가 워낙 안 좋았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자체가 글로벌증시의 단비 역할을 했다. 그 이후 이틀 사이에 글로벌 평균 주가는 5% 정도 상승하며 급등세를 연출했다. 그런 만큼 투자자나 시청자는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 주에는 추가상승이 가능한지 여부가 관심이 된다.
또 한 가지 관심이 되는 것은 이른바 드라기 패키지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 것이냐다. 이것이 상당히 관심이 된다. 그리고 유럽의 위기는 유럽권역의 위기가 아니라 글로벌 위기이기 때문에 유로 자체적으로 보면 아무리 드라기 패키지에 획기적인 내용이 담긴다고 하더라도 유럽문제 해결이나 세계경제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 상태에서 글로벌 공조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주에 공교롭게도 중요한 일정들이 상당히 많다. 이러한 글로벌 공조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정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주 글로벌증시 입장에서 상당히 관심이 된다. 증시가 상당히 어려울 때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 같은 세계적인 슈퍼 리치들이 이번 3분기를 유난히 주목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두 가지 각도가 있다. 유럽위기가 재정위기에서 금융위기로 변했기 때문에 금융 패키지를 드라기 패키지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태에서는 유럽이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에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드라기의 말에 대한 기대만큼 증시가 부합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 각도에서 유동성 지원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 상태에서 유동성을 지원하는 문제는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유럽식으로 적용한다면 3차 장기대출 프로그램에 해당되는 것이다. 3차 장기대출 프로그램이 있으면 올해 1분기에 2차례에 걸친 장기대출 프로그램에 의한 학습효과 때문에 증시에서는 상당히 좋은 재료가 될 것이다.
가장 획기적이고 현실적인 드라기 패키지의 내용은 부채의 화폐화 문제, 재정적자의 화폐화 문제다. 각국에 국채발행을 맡겨놓은 상태에서 국채발행이 되면 유럽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사 주는 것이다. 이를 부채의 화폐화, 재정적자의 화폐화라고 한다.
이 방안이 재정위기도 풀면서 유동성 위기도 동시에 푸는 방안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대단한 위인으로 평가받지만 성공을 못하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드라기 총재가 조기에 사임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드라기 총재의 지난번 발언은 증시 입장에서는 화답하고 있지만 총재 본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배팅을 한 것이다.
앵커 >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실현되려면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메르켈 총리는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재정문제는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문제에 있어서는 최종 책임을 맡고 있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있다고 해도 재정문제에서는 재정사정이 가장 좋은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일단 메르켈 총리가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 독일에서 보면 실무급의 재무장관회담보다는 메르켈 총리 입장이 훨씬 강하다. 미국과는 다르다. 이러한 권력간 이해관계를 따져보고 메르켈 총리와 재무장관의 발언 중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둘지 생각해야 한다.
뉴스에서 메르켈 총리가 괜찮은데 재무장관이 안 좋다고 하면 권력의 우선순위를 봐야 한다. 같은 국가라고 하더라도 핀란드 총리는 유로존을 탈퇴하겠다고 하는데 재무장관은 지키겠다고 하면 누구 이야기를 들을 것인가. 그런 것을 잘 봐야 한다. 이런 각도에서 메르켈 총리의 입장이 재무장관의 입장보다는 더 중요하다.
가장 획기적으로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것이 유로본드 발행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상 어렵다. 역시 재정적자 측면에서는 경기부양 문제다. 아무리 금융이 안정되더라도 펀더멘탈의 지급상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드라기 총재가 돈을 공급해주고 독일 입장에서는 재정의 건전성을 위해 경기부양을 위한 획기적인 독일판 마셜 플랜 등을 내놓아야 한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의 말에 대해 메르켈 총리가 힘을 실어줬다는 것 자체는 증시 입장에서도 상당히 도움되는 이야기다.
앵커 > 드라기 총재에 이어 버냉키 의장의 입도 주목된다. 발언을 할 때마다 원하는 대답을 구체적으로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의 기대감이 크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그린스펀과 버냉키 입장의 다른 점이다. 예전 그린스펀은 한때 세계경제의 대통령이라고 불릴 만큼 굉장히 시장친화적이었다. 물론 버냉키 의장도 시장친화적인데 버냉키는 학자다운 소신 때문에 사실 시장의 힘을 잘 읽지 못한다.
읽더라도 시장의 기대만큼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전후 가장 회복력이 약한 점을 감안하면 경기부양은 이달 말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에서 불가피하다.
어떤 각도에서 할 것이냐. 버냉키 입장에서는 없는 머리가 더 빠질 정도로 고민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월가에서 나온다. 지금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정책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이 2014년 말로 제한되어 있는 기준금리 동결이 2015년으로 넘어간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통화정책의 시차는 보통 6~9개월 정도로 보기 때문에 2014년 말이나 2014년 이후나 비슷하다. 2015년으로 넘어가겠다는 것은 그만큼 버냉키 의장의 정책 여지가 제한된 가운데 내놓는 궁여지책이기 때문이다.
항상 통화정책은 시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9개월 이후의 발언은 지킬 수도 없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물가가 폭등하면 당장 국민들이 불안해지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6개월 이후의 이야기는 크게 신빙성을 주지 않는다.
그런 과정에서 종전 경기부양책의 내용을 재확인하고 3차 양적완화 정책은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정책 가능성은 추진 여부와 관계 없이 이번 연준회의에서 개방적이며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열어둘 것이다.
앵커 > 버냉키 의장의 입장에서 유로존을 도와주고 드라기 총재에 힘을 실어준다면 어떤 방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럽의 국채발행에 대해 FRB의 발권력을 이용해 국채를 사 주는 것이다. 이런 방법이 나오면 세계증시에는 폭등세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주권이나 법적인 제한 때문에 이 방법은 쓸 수 없다. 현실적으로 지금 상태에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미 연준 입장에서 IMF를 통한 간접지원 방식, 또 하나는 바이트너와 EU의 재무장관들의 입장이 맞물려 통화정책에 공조하는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다. 이번 연준회의에서는 버냉키 입장이 드라기 총재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다.
중국경제는 7%의 늪에 빠져 있고 특히 주가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제정책의 총 책임을 맡고 있는 원자바오 총리가 10월 정권교체를 앞두고 지금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회주의 특성을 생각하더라도 경기부양에 획기적인 내용을 담을 것이다.
지금 상태에서는 중국이 부동산의 거품 때문에 돈을 공급해주는 정책은 쓸 필요는 없다. 또 중국은 채권시장이 발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공개시장 정책을 쓸 수 없다. 채권의 금리 스프레드가 정립되고 직접 금융시장이 조달되어야 하며 통화정책에 있어서는 양적완화 정책 등이 가능하면 직접 금융시장이 발달되어 있는 것이다. 개도국인 중국은 그렇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금리로 경기를 풀어가는 수밖에 없다.
중국도 국채매입을 통한 미국식 양적완화 정책을 펴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것은 중국의 금융산업 구조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중국은 자금의 초과수요가 있는 상태에서 보면 아직도 제1금융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재할인률이나 지급준비율, 1년 만기 대출이자를 조정하는 정책이 효과적이다.
그런 상태에서 중국에서 이번 주중 빅스텝 금리인하 이야기가 나오면 버냉키 의장의 입장보다는 드라기 총재에게 가장 확실한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앵커 > 현재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중앙은행이나 정책당국이 아니라 IMF와 같은 세계적인 기구가 나서서 경기부양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FRB 입장에서 도움을 주고 독일입장에서 도와주는 것이 관심사가 되겠지만 속 시원하게 코스피지수를 100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는 정책은 없다. 그러나 지금 도와준다는 그 자체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각 정책당국이 글로벌 공조를 하면 그 자체가 증시를 안정시키고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키며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경기부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심리효과와 네트워크 영역이다. 단순히 금리를 한단계 떨어뜨리기 보다는 심리를 개선시키는 것이 증시나 경기부양에 더 도움이 된다. 상당히 전향적이다. 그렇지만 속 시원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IMF나 국제기구의 역할에 보다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여기도 재원이 없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글로벌공조를 이끌어가는 정도,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 IMF에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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