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까지 한 번에…음식배달 앱의 진화
서울 동선동에서 중국 음식점 ‘락궁’을 운영하는 최종철 씨는 요즘 웃음이 절로 나온다. 4개월 전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에 가게를 알리고 난 후 매출이 3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2개월마다 식당 홍보 전단지를 만드는 데 썼던 비용 200만원도 아낄 수 있게 됐다. 최씨는 “배달 주문 전화 100통 중 30통 정도는 배달의민족을 통해 들어올 정도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배달 앱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식당 운영자도 기존 전단지보다 앱으로 홍보 채널을 바꾸고 있는 것. 음식 배달을 하지 않는 유명 식당의 음식을 대신 배달해 주는 온라인업체도 인기몰이 중이다.

◆배달 앱 경쟁 치열

음식 배달 앱 업체들의 경쟁이 뜨겁다. 게임, 메신저 등과 함께 가장 치열한 모바일 시장으로 꼽힌다. 50여개 업체가 배달 앱을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도 많다. 모바일 설문 서비스 ‘오픈서베이’가 최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7%가 음식 배달 주문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전단지(56.2%)를 가장 많이 이용했지만 배달 앱은 출시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3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 등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배달 앱이 조만간 전단지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위치 정보를 이용해 인근 식당을 쉽게 찾아 바로 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배달 앱은 스마트폰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로 꼽힌다.

가시적인 실적을 내는 배달 앱 업체도 있다. 게임 외 상당수 앱 개발업체들이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내세우지 못한 것과 대조된다. 41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월 매출 4억원을 올리고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400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400만건이 다운로드된 ‘배달통'의 월매출은 2억원이다.

배달 앱 시장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 고도화 경쟁도 한창이다. ‘배달의민족’은 판도라TV와 손잡고 ‘생스포츠중계’ 앱을 내놨다. 스포츠 중계를 보며 출출한 속을 달래려는 이용자를 타깃으로 한다. ‘배달통’ ‘배달114’ 등은 이용하면 마일리지를 준다. ‘배달킹’은 식당 청결 정도를 보여주는 영상과 배달원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업체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독일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인 ‘팀유럽’은 지난달 온라인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 ‘요기요’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이미 독일 영국 호주 멕시코 등 10여개국에서 ‘딜리버리 히어로’라는 유사 서비스로 성공한 바 있다. 음식점과 직접 통화하지 않아도 주문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연내에는 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음식 배달 대행업체도 인기

배달하지 않는 식당들의 음식 배달을 대행해주는 인터넷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푸드플라이’다.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 업체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있는 130개 식당의 음식 배달을 대신 해주고 있다. 식당과의 거리에 따라 배달료는 0~7800원이다. 배달료가 무료인 식당은 푸드플라이가 식당에서 수수료를 받는 곳이다. 푸드플라이는 15명의 배달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 가맹점은 푸드플라이를 통해 발생한 거래액이 지난 1월 110만원에서 5월 560만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임은선 푸드플라이 대표는 “여건상 배달할 수 없는 식당들은 푸드플라이 서비스로 인해 온라인 매장을 하나 더 갖게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푸드플라이의 7월 매출은 1억7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에 비해 5배 늘어난 수치다. 부산에서도 5월부터 벤처업체 ‘먹고싶어요’가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