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파운드(약 1조7900억원)어치의 기념품을 팔겠다.” “말도 안 된다. 절반만 팔아도 성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런던올림픽 기념품 판매목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최근 기념품 판매 목표액이 10억파운드라고 밝혔다. 조직위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올림픽 때보다 많은 1만여가지의 기념품을 준비했다. 여기에서 8000만파운드(약 1431억원)의 이익을 남겨 대회 경비의 일부를 충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리테일의 브라이언 로버트 이사는 “10억파운드 근처만 달성해도 깜짝 놀랄 일이 될 것”이라며 “마스코트와 로고 둘 다 영국 사람들조차 좋아하지 않는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기념품 대부분은 런던올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외눈박이 ‘웬록’과 ‘맨드빌’을 응용한 제품이다. 다른 조사회사인 버딕리서치는 “공식 기념품은 물론 비공식 기념품과 레스토랑 매출까지 포함해도 1억파운드(약 1790억원)밖에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옥스퍼드가의 한 판매상은 “모든 것이 비싸다. 관광객들이 왜 이런 제품을 사겠느냐”고 했다. 올림픽 기념 티셔츠 가격은 20유로 정도다. 올림픽과 관련 없는 비슷한 제품의 두 배에 이른다. 디자인도 문제다. 판매상들 사이에서는 “마스코트의 디자인이나 이름도 판매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올림픽이 개막되기 전부터 일부 올림픽 공식 기념품은 인터넷을 통해 절반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관광객들이 여러 기념품 중 값이 싼 쪽을 주로 택하기 때문에 조직위의 목표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수들의 얼굴이 담긴 제품은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판매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의 배경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