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비싸게 계약한 원유 물량을 들여와 제품으로 만들어 팔기 전에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져 정제마진이 줄어든 탓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매출 18조8774억원, 영업손실 1054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2003년 2분기 1439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10년 만의 적자전환이다. 정유부문 자회사인 SK에너지의 실적이 치명적이었다. SK에너지는 분기 사상 최대인 45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572억원 감소했다. 1500억원 수준으로 내다본 시장 예상치의 3배에 이르는 충격적인 손실 규모다.

SK에너지의 매출은 SK이노베이션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정유부문 외 석유화학부문의 SK종합화학과 윤활기유 사업을 하는 SK루브리컨츠,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실적을 올렸지만 4000억원이 넘는 정유부문 손실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정유부문의 추락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정제마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던 두바이유는 6월 90달러까지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정제마진 악화로 SK에너지의 적자 폭이 컸다”며 “국내외 시장 환경이 불안정해 하반기 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쓰오일도 정유부문에서 48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쓰오일은 수출 판매물량이 늘어 2분기 매출은 8조79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으나 161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고 발표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