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계열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가 노조의 전면 파업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노사 간 첫 충돌 사례다.

만도는 27일 오후 3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날 오전 8시30분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한 지 약 8시간 만이다. 만도 측은 “노조가 전면 파업을 선언하고 장기 파업을 예고하면서 직장폐쇄를 결정했다”며 “파업을 철회하지 않는 한 여름휴가가 끝나는 다음달 3일 이후까지 무기한 직장폐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깁스코리아(옛 만도기계 사업부문) 인수 △평택공장(제동장치 사업본부) 외주화 철회 △노조 요구시 창구 단일화 절차 없이 개별 교섭 △노조와 협의 없는 취업규칙 개정 무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만도 관계자는 “직장폐쇄는 사측의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도는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차, GM,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 국내외 완성차업체에 브레이크, 조향장치, 현가장치 등을 납품하고 있다.

만도 파업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귀족 노조가 파업하는 나라는 없다.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만도라는 회사는 연봉이 9500만원이라는데 직장 폐쇄를 한다고 한다”며 “현대자동차나 금융노조를 보면 연봉이 9000만원에 가깝다. 언론 표현대로 하면 ‘귀족 노조’”라고 지적했다.

전예진/차병석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