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6일 오전 9시32분


국내 시멘트 제조업체 1위인 쌍용양회는 성장 모델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시멘트 외에 돈을 벌어주는 마땅한 캐시카우가 없기 때문이다. 건설경기 침체와 시멘트 산업의 공급 과잉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시멘트사업만으로 10년 이후를 내다보기엔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늘어난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 사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황 부진에 재무구조 악화

1962년 설립된 쌍용양회는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재계 서열 6위였다. 쌍용건설, 쌍용자동차, 쌍용정유(현 에쓰오일), 쌍용중공업(현 STX),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 등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렸다.

하지만 현재 계열사 수는 8개로 줄었다. 적극적인 사업확장 과정에 외환위기가 덮치면서 자동차 정유 중공업 등 주력 사업까지 대거 팔아야 했다.

2006년 일본 시멘트업계 1위인 태평양시멘트가 쌍용양회 경영권을 가지면서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으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드러난 분식회계 사건은 쌍용양회의 재무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증권선물위원회에 분식회계가 적발돼 과징금 20억원과 대표이사 고발 조치를 당했다. 과거 잘못 회계처리한 부분을 한꺼번에 재조정하다 보니 재무제표는 다시 악화됐다.

쌍용양회의 총 차입금은 2010년 말 6096억원에서 2011년 말 8777억원, 지난 3월 말 1조399억원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회사 매각설 ‘모락모락’

쌍용양회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사옥을 매각 후 임대(세일앤드리스백)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보유 중인 쌍용양회 지분 9.34%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자회사 매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상훈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사업 축소를 감내하면서라도 차입금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사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시멘트사업 외에 캐시카우가 없는 점도 문제다. 건설업황에 따라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것 역시 불안정한 요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시멘트 제조업과 직접 연관이 없는 쌍용정보통신, 쌍용해운, 쌍용자원개발, 쌍용머티리얼 등을 지분 매각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꼽았다.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지난해 삼성SDS가 인수한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양측이 부인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일부 계열사들은 실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