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26일 오후 5시1분


풀무원이 다논코리아 지분 50%를 인수, 유가공사업에 진출한다. 서울우유가 맡아온 다논코리아의 발효유 유통을 대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논과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과 다논코리아는 이런 내용의 업무 협력과 관련,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지분 인수를 마무리한 뒤 양사가 다논코리아를 공동 경영할 방침이다.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60·사진)은 프랑스의 세계적 유업체인 다논의 열린 기업문화를 풀무원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논코리아 지분 절반, 풀무원이 인수

다논코리아는 연 매출 30조원의 글로벌 기업인 다논이 2008년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한 한국지사다. 다논 본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360억원대였다. 전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인 발효유 ‘액티비아’와 먹는샘물 ‘에비앙’ ‘볼빅’ 등을 판매하고 있다. 1990년대 한국에 한 차례 진출했다가 철수한 적이 있는 다논코리아는 2009년 전북 무주에 요구르트 공장을 짓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 행보를 보였다.

풀무원은 지분 인수를 계기로 우선 다논의 발효유 액티비아의 소매점 유통과 배달 서비스부터 대행하기로 했다. 국내 영업력이 약한 다논코리아는 그 동안 액티비아 유통을 대형마트·편의점은 LG생활건강에, 소매점·배달은 서울우유에 각각 맡겨왔다.

LG생건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액티비아의 시장점유율을 출시 2년 만에 2%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작년 여름 판매 대행을 시작한 서울우유는 1년간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못했고, 서울우유의 자체 브랜드 발효유와 충돌하는 면도 있어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풀무원은 녹즙, 홍삼 등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계열사 풀무원건강생활을 통해 탄탄한 배달사원망을 보유하고 있다. 두부, 콩나물 등 신선식품을 모든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어 소매점 장악력도 서울우유 못지않게 강하다는 평가다.

◆“선진기업 문화 이식 원해왔다”

식품업계에서는 풀무원의 다논코리아 지분 인수와 공동 경영이 장기적으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 총괄사장이 기업문화를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만들기 위해 외국 기업문화를 받아들여보자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논식 경영 시스템의 장점을 흡수하고 글로벌 진출의 동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논은 해외에서 발효유와 먹는샘물 외에 분유, 건강영양식 등의 사업도 벌이고 있다. 풀무원은 다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사업에 추가 진출할 수 있는 길도 열게 되는 셈이다.

풀무원은 1984년 설립된 이후 콩나물, 두부 등 신선식품을 모태로 급성장해온 국내 대표적인 식품기업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3705억원, 영업이익 409억원을 기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