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투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26일 증권업계에서는 장기 투자자라면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근처인 현재 대형주를 저가 분할 매수할 만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송유림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이후 6차례에 걸쳐 1780선이 지지력 테스트를 받았지만 어김없이 지켜냈다"며 "가치의 영역은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 위기가 심화되고 있지만, 정책 공조를 고려할 때 가치의 영역이 깨질 만큼의 위력은 아니다"라며 "훼손된 가치는 회복된다는 신념으로 가치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대상인 대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치투자자인 연기금과 기관은 경험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8배 수준에서 주식을 매수해 왔는데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가 3487억원에 이르러 순매수세가 시작됐다는 의견이다.

송 연구원은 또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기방어주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NH투자증권도 낙폭 과대주와 방어주를 함께 사는 '바벨전략'을 추천했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압박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과도한 공포감"이라며 "증시 변동성에는 주의해야 하지만 합리적인 장기 투자자라면 저가 분할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통신주 등 경기 방어주와 함께 낙폭이 과대한 건설, 화학, 에너지 관련 종목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기업들의 이익 개선세에 보다 집중한 전략도 제시됐다.

박헌석 동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에 주목해 이번주 단기 매매해 볼만한 종목은 대한항공, 삼성테크윈,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이라고 꼽았다. 이들 종목은 2분기에 깜짝 실적을 기록한데다 하반기에 이익추정치가 탄탄하게 상향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호남석유, 하나금융지주, 금호석유, KT&G에 대해서는 2분기 실적이 부진하고 하반기 실적 우려도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락장에서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대비 양호한 수익을 창출하고, 세전이익(EBIT) 수익률이 EV(기업가치)대비 높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자산수익률(ROA)이 8% 이상, 세전이익수익률이 10%를 넘는 투자 유망 기업으로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동서, 포스코켐텍, LG패션, OCI머티리얼즈, 현대에이치씨엔, 신세계푸드, 대웅제약, 한전산업, 에스맥, 경동제약, 아나패스 15종목을 꼽았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